이라크사태에 대한 비관적인 견해를 담은 이라크연구그룹(ISG) 보고서가 나오면서 조지 부시 대통령의 지원세력이었던 공화당 내 중도파 의원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 보도했다.
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전을 지지해왔던 공화당 중도파 의원인 고든 스미
스 상원의원은 최근 이라크 승리를 기대할 수 없을 것 같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대
이라크전략은 "터무니없고 한심스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스미스 의원은 소수의 병력만을 시리아와 이라크 접경지역에 남겨두고 대부분의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시켜야 한다면서 미군의 임무를 외국 무장세력의 유입 차단
과 이라크 내 알-카에다 잔당 소탕으로 국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라크 철군주장을 비난했던 주드 그렉 상원의원도 철군 주
장을 담고 있는 IGS 보고서를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중대한 진전이라
고 평가, 기존 입장에서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라크전의 강력한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존 스누누 상원의원 역시 입장
을 바꿔 "이라크에서 우리가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공화당 중도파 의원들의 잇따른 이탈은 지난 중간선거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불
만여론을 확인한 의원들이 이라크전 전략 수정 없이는 오는 2008년 선거에서 낙선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데 따른 현상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저널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정책에 대해 공화당 내 극렬 보수주의
자들이 비판을 가한 적은 있지만 중도파 의원들까지 비난대열에 가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ISG 보고서가 나온 뒤 새롭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저널은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와 맞서야 하는 부시 대통령에게 공화당 중도파 의
원들의 지지가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중도파 의원들의 지지세력 이탈은 부시 대통
령이 직면한 새로운 정치적 위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널은 또한 이라크전에 대한 지지세력 약화는 이라크전을 강력하게 지지하면서
병력 증파 주장까지 펼쳤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에게 딜레마를 안겨주게 될 것이라면
서 그의 차기 대권 도전 노력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
였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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