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56) 베이징중앙민족대 교수는 13일 "중국의 조선족이 개혁개방 이후 인구 감소와 조선족 교육 위기 등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지적을 하고 있지만 기반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13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20-30년간 조선족은 전환기의 많은 진통을 겪었는데 이는 중국의 모든 민족이 다 겪는 과정"이라며 "다만 조선족은 한국을 고국으로 하는 민족이기에 이 시기가 앞당겨졌고, 진통도 더 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선족 200만 인구의 다수는 유동하지 않았고, 삶의 터전 또한 고수하고 있으며 중국에서의 정치.경제.사회.문화적 지위도 크게 흔들림이 없으며 다만 이미지가 좀 흐려진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조선족은 이 전환기의 진통을 거치고 안정기로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조선족들이 안정기로 빨리 접어들려면 자신들이 해야 할 일, 한국과 한민족에 해줄 수 있는 일, 중국사회에 해줄 수 있는 일을 명확히 구분해야 하고 이러한 문제 해결에서 조선족의 내적 요소가 관건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
즉 조선족은 한민족에 속하면서도 중국의 조선족이지 한국의 조선족이 아니며 조선의 조선족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조선족의 장원한 생존공간은 중국이고 참다운 대우를 받을 나라도 중국"이라며 "조선족은 허망한 욕망과 환상을 버리고 착실하게 중국 땅에서 살아가면서 민족문화를 살려나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김 교수는 "한국 정부는 이 점을 간파해 중국 조선족에 대한 지원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했다.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출생한 김 교수는 1974년 중앙민족학원(현재 중앙민족대학) 정치학부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중앙민족대학에서 민족이론과 민족정책 등을 연구하며 이 분야 대표주자로 공인받아왔다.
현재 석-박사 과정의 한국 유학생 15명을 지도하고 있는 김 교수는 '민족이론통론', '중국 민족이론연구 20년(1978.12~1999.12)', '중국공산당 민족강령정책 통론' 등을 썼다.
그는 2003년 중국의 100대 '명교수'에 뽑혔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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