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복귀설이 거론되고 있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가 13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여당은 물론, 야당의 대권경쟁도 강도 높게 비난해 주목된다.
이 전 총재는 이날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정치커뮤니케이션 강좌 초청 특강에서
"자유의 정신이 실종된 정치지도자, 정치세력이 정권을 맡을 때 국민의 운명을 얼마
나 처참한 상황으로 끌고 갔는가를 우리는 직접 경험하고 있다"면서 "이제 자유 실
종의 시대는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분배에 치중하고, 갖가지 규제로 기업의 활동을 제어한다면 자유의 정
신이 없는 것"이라며 "시장원리에 따르지 않고 가진 자의 몫을 빼앗아 분배하는 것
을 경제의 기초처럼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자유의 정신이 망각된 좌파 코드 정책
이고, 현정권의 경제 기조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또 "지금 보니 여당쪽은 집안 싸움에 여념이 없고, 야당은 정권이
다 들어올 걸로 알고 대권주자간 경쟁에 여념이 없다"면서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는 북핵위기와 경제불황의 현 상황을 `재앙의 시대'로 규정하고 "대권주자들
의 대권놀음이 재앙의 시대를 막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면서 "여야 좌우 할
것 없이 핵폐기를 강하게 요구하고, 압박을 병행해 반드시 핵폐기를 이뤄내야 한다"
고 주장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강연에서 한 개인의 용기와 가치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임진왜란 당시 백의종군한 충무공 이순신의 문장을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총재는 "이순신은 순조에게 올린 장계에서 `상유십이 순신불사(尙有十二
舜臣不死)',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고, 이순신이 죽지 않았다고 했다"면서 "`순
신불사'의 어귀를 떠올릴 때마다 가슴에 전율같은 감동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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