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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愚 "간화선과 묵조선이 대치하지 않았다"

<※ 편집자주 = 조계종(曹溪宗) 중앙신도회 부설 불교인재개발원은 작년 3월 초조(初祖) 달마부터 6조 혜능(慧能·638-713)대사까지 '선의 원류를 찾아서'라는 주제로 중국 선종 사찰을 돌아본데 이어 올해도 같은 주제로 탐방을 진행 중이다. 이번 탐방은 10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 아육왕사(阿育王寺)에서 출발해 항저우(杭州) 등을 거쳐 나흘간 계속된다. 불자 9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불교계에서 '선(禪)의 전도사'로 불리는 고우(古愚.72) 전 각화사 선원장이 해설자로 동행했다. 고우 스님과 함께 한 조계종의 '선의 원류를 찾아서' 탐방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항저우=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올해 '선의 원류를 찾아서' 탐방단은 10일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서 탐방을 시작했다. 닝보는 저장성의 항구도시로 인구 500만-700만명의 도시다. 첫 탐방지는 아육왕사(阿育王寺). 이어 여정은 천동사(天童寺) 등으로 이어졌다.
◇아육왕사(阿育王寺) = 닝보 시내에서 버스로 30여분 거리에 있는 아육왕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는 절로 1천600여년전인 동진시대에 창건됐다. 혜달이라는 승려가 부처님의 사리탑을 찾으려는 일념으로 이곳에 당도한뒤 땅 밑에서 이상한 종소리가 들려 3일간 기도를 올렸더니 5층 4각의 사리보탑이 지하에서 솟아올라 이곳에 절을 짓고 수행했다고 한다.
아육왕이라는 절 이름은 양무제가 하사한 것으로, 고대 인도의 왕인 아소카왕을 의미한다.
고우스님은 "대혜 종고가 67세부터 3년간 주지를 했던 절"이라고 설명했다.
임제종의 14대 법손인 대혜 종고(1089-1163) 선사는 귀양살이를 한 뒤 이곳에서 거주했으며, 당시 대혜 종고에게 도를 물은 사람이 1만2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대혜 종고 선사는 이름을 떨쳤다고 한다.
대혜 종고는 6조 혜능의 제자인 청원 행사와 남악 회양으로부터 뻗어나온 선종의 5가 7종의 하나인 간화선을 형성한 스님으로, 간화선은 대부분 한국의 불자들이 현재 따르고 있을 정도로 한국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임제종의 두 파인 황룡파와 양기파중 양기파의 5대손이다.
5가 7종은 간화선과 함께 위앙종, 임제종, 법안종, 운문종, 조동종, 묵조선 등을 이른다.
이곳 방장 스님은 한국 탐방단이 도착하자 반갑게 맞이하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볼수 있게 배려하기도 했다.
◇천동사(天童寺) = 역시 저장(浙江)성 닝보(寧波)에 있는 절로, 아육왕사에서 버스로 15분 거리에 있다. 굉지 정각(1091-1157)이 1129년부터 30년 가깝게 머물면서 묵조선(默照禪)을 크게 일으켰다고 한다. 천동사는 명나라때는 스님만 1천명에 달할 정도로 번성했던 절로, 지금도 주변에는 대나무 숲이 울창하고 관광지로도 손색이 없다.
절 앞에는 방생을 위한 호수가 있어 배산임수의 지형을 갖추고 있다. '좌청룡 우백호'의 형세로 고우 스님은 "백호는 재물이고 청룡은 인물인데 천동사는 백호가 발달돼있고 그래서 재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원수가 1만7천여개인 일본내 최대 종파인 조동종을 이끈 도오겐(道元) 선사가 스승 여정(如淨.1162-1227)선사에게서 깨달음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묵조선은 대혜 종고의 간화선과 대립하지만 당시 대혜 종고는 굉지 정각과 친하게 지냈다고 한다.
고우스님은 "과거에는 간화선과 묵조선이 대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혜인 고려사(慧因 高麗寺) = 고려 천태종의 시조인 대각 국사 의천(義天.1055-1101)이 송(宋)대에 거쳐간 절이다. 당시 이름은 혜인(慧因)원으로 중국의 정원(淨源)스님이 머물고 있었으며 대각 국사 의천과 교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이 비석 등 자취를 찾아냈고 현재는 항저우 시 당국이 새로 '혜인 고려사'라는 이름으로 절을 지었으며 작년 5월 공식 개관했다.
중국내 유명한 관광지인 서호(西湖) 주변에 위치해 있어 현재는 한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다. 조계종이 임대해 매주 일요일 법회를 열고 있다.
법당 내부 그림은 남송 시대 그림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으며 대웅보전 등 여러채로 구성돼있다.
◇천목산(天目山) = 항저우에서 버스로 2시간여 떨어져 있는 곳에 천목산(天目山)이 있다. 천목산은 현재도 간화선의 기본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는 선요(禪要)를 지은 고봉 스님(1238-1295)이 입적(入寂)할 때까지 15년을 살았던 곳이다.
천목산에는 아직까지 고봉 스님의 자취가 많이 남아있다.
우선 산 정상 부근의 암자인 개산노전(開山老殿)에는 고봉스님의 가사 등 유물이 보관돼있다.
또 남송이 멸망하면서 고봉 스님이 천목산내 거처로 삼은 사자암(獅子庵)은 아직까지 그 당시 사자의 모습을 닮았던 바위가 그대로 남아있다. 현재는 깎아지른 듯한 바위 위에 정자가 세워져 등산객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으며 사자암이라는 이정표도 달려있다.
고우 스님은 "당시에는 길이 없어 고봉 스님이 줄을 타고 오르내렸다"고 설명했다.
산 밑에는 고봉 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절도 새로 지어져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설명 = 아육왕사에서 탐방단을 이끌고 있는 고우 스님. 아육왕사에 이어 두번째 방문지인 천동사. 천동사에서 모시고있는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한국의 스님이 확인하고 있는 장면)

ev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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