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수영 3관왕에 오른 `마린보이' 박태환(17.경기고)이 대회 최우수선수(MVP) 꿈을 안고 카타르 도하로 날아간다.
13일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박태환이 노민상 경영 총감독과 함께 14일 밤 22시35분 카타르항공 889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도하로 출국한다. 현지에는 MVP가 발표되는 15일 당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지난 9일 밤 귀국해 2학년 2학년 기말고사를 치르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던 박태환이 도하로 서둘러 떠나는 이유는 7명의 MVP 후보 명단에 올라 있고 수상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 1,500m에서 금빛 물살을 가르며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3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획득, 이번 대회 최다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새겼다.
특히 자유형 200m와 1,500m에서는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해 MVP 등극 기대가 크다.
노민상 감독은 "아시아 최고를 자랑하는 일본은 배영과 접영, 혼영에서 주로 메달이 나왔다. 메달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태환이가 자유형 1,500m에서 마(魔)의 15분 벽을 깬 14분55초03의 아시아 신기록으로 우승했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 그런 가치를 인정받았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박태환의 MVP 경쟁자는 대회 4관왕에 빛나는 팡지아잉(수영), 양웨이(체조)와 3관왕인 수얀웨이(수영), 타오루나(사격.이상 중국), 지난 해 대회 MVP인 일본 남자 수영 간판 기타지마 고스케, 인도의 사격 에이스 라나 자스팔이다.
대회 스폰서인 삼성이 후원하는 `삼성 MVP 어워드' 수상자는 대회 취재 AD카드를 받은 취재기자들의 투표로 결정된다는 점에서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 힘들다.
중국은 4명이 후보에 올라 가장 많은 950여명의 취재진을 파견하고도 표가 분산될 것으로 보인다. 팡지아잉은 여자 수영 400m 혼계영과 400m 계영, 800m 계영, 200m 자유형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자유형 50m와 1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지만 자유형에서만 금메달을 딴 박태환보다 순도는 떨어진다.
또 같은 4관왕인 체조의 양웨이도 남자 체조 링, 평행봉, 개인종합, 단체전에서 금빛 연기를 펼쳤으나 기록 종목인 수영보다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수얀웨이는 수영 여자 자유형 50m, 100m와 400m 계영에서 가장 먼저 결승점을 찍었고 타오루나는 여자 공기권총 10m 단체와 개인전, 25m 스포츠권총 단체전에서 금빛 과녁을 명중시켰다.
또 MVP 2연패를 노리는 기타지마는 남자 400m 혼계영과 100m, 200m 배영에서 금메달, 50m 배영에서 은메달을 각각 땄고 일본 기자들의 표를 끌어 모은다는 게 강점이다. 인도의 자스팔은 남자 사격 25m 센터파이어권총에서 세계 타이기록을 세우며 3관왕을 차지해 박태환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중국, 인도의 MVP 경쟁 4파전 속에 취재 기자들의 표심이 박태환에게 몰릴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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