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며, 세계적인 생산물을 소비하고, 국제 수준의 더 높은 교육을 열망하는 `글로벌 중산층'(global middle class)이 2030년에는 12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은행(IBRD)이 13일 공개한 `글로벌 경제 전망 2007: 세계화의 차세대 흐름
관리'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약 65억명인 전세계 인구는 거의 대부분 개도
국을 위주로 연평균 6천만명씩 늘어나 2030년에는 80억명에 이르게 되며, 현재 4억
명 수준에 불과한 글로벌 중산층은 12억명으로 증가, 전세계 인구의 15%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각 나라안에서는 글로벌 중산층의 증가로 인해 정치구조의 개혁 목소
리가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이들의 정치적 선호는 글로벌 시장 접근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으며,
또한 그들은 투자 환경을 개선하는데서 핵심 요소인 정치 및 기업경영의 투명성, 계
약의 확실성, 재산권 보장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전세계 노동력은 현재 30억명 남짓에서 2030년에는 41억명으로 증가하게 되
며, 특히 노인.어린이의 경제활동인구에 대한 의존율이 떨어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
장에 지속적으로 활력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가 상정한 `중간 시나리오'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는 1980∼2005년 기간
보다 2006∼2030년 기간에 주로 개도국의 경제 성장에 힙입어 더 빠르게 성장한다.
글로벌 경제의 생산은 연평균 3%(개도국 4.2%, 선진국 2.5%)의 성장을 지속함으로써
고정 시장환율 및 가격 기준으로 2005년 35조 달러에서 2030년에 72조 달러로 증가
하게 된다.
이 기간에 개도국의 글로벌 생산 점유율은 현재 23%에서 31%로 확대되고, 구매
력 기준으로는 절반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는 등 글로벌 경제의 주변부였던 개도국
들은 2030년에는 글로벌 성장의 핵심엔진으로 그 위상이 바뀐다.
주 저자인 리처드 뉴파머 세계은행 무역 담당 경제자문관은 "이런 결과는 지난
25년간과 비교하면 글로벌 성장이 약간 더 가속화되는 것을 의미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더 개도국의 강력한 활동에 의해 추동된다"고 말했다.
지금 4천800 달러인 개도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2030년에 1만1천 달러로 늘어나
게 된다. 그러나 선진국의 1인당 평균소득은 개도국의 그 것에 비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보고서는 "오늘날 베이비붐 세대 자녀의 평균소득은 부모의 평균소득
2배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기간에는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존하는 절대빈곤층은 11억명에서 5억5
천만명으로, 2달러 미만의 극빈층은 27억명에서 19억명으로 각각 줄어드는 등 전세
계 인구의 증가에도 불구, 빈곤층은 줄어들게 될 것으로 추정됐다.
`인구 1억명과 연간 GDP 1천억 달러' 동시 달성 국가 명단에는 현재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멕시코 6개국에다가, 2030년에는 적어도 베트남, 파키
스탄, 필리핀, 방글라데시, 나이지리아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 서비스 교역의 새로운 역동성에 힘입어 글로벌 통합이 더욱 가속화되면서 GD
P 대비 교역의 비율이 올라가며, 그 결과 글로벌 상품.서비스 교역은 글로벌 생산보
다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지금의 3배인 27조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각국 정부 및 국제사회가 글로벌 통합에 훌륭하게 대처할
경우 글로벌 경제성장이 더욱 가속화되는 `최상의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그 경우 글로벌 소득은 이 `중간 시나리오'에 비해 45% 가량 증가하고 하루 1달러
미만 생활자인 절대빈곤층은 현재 세계 인구의 20%에서 2030년에는 4% 미만으로 떨
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특히 글로벌 경제의 성장을 위협할 수 있는 3가지 핵심 도전과
제로 ▲국가간, 지역간 그리고 한 국가내 계층간 소득 불균형 심화 ▲글로벌 통합
가속화 및 중국.인도 등의 부상에 따른 노동시장내 긴장 고조 ▲글로벌 공공재인 환
경의 훼손.오염 및 고갈 등을 제시하고 각국의 노력 및 다자간 국제협력의 절박성을
역설했다.
국가간, 지역간 소득 불균형 확대 문제와 관련, 보고서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이 글로벌 통합 과정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보고, 이들이 인프라와
교육, 보건 등의 `병목 현상'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더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는 한편, 이 지역에 만연한 내전의 종식이 무엇보다 전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했
다.
한 국가내 소득 불규형 심화에 관해서 보고서는 글로벌 통합의 가속화에 따른 `
기술 프리미엄'(skill premium)의 확대로 인해 숙련 노동자와 비숙련 노동자간 임금
격차가 더욱 벌어진다고 지적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취약계층인 서
민층의 교육을 위해 추가 투자를 하고 여성 교육에 대한 투자도 강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보고서는 중국, 인도 및 다른 개도국이 제조업의 발전기지와 글로벌 시장
에 대한 서비스 공급자로 부상함으로써 선진국은 물론, 나머지 개도국의 근로자들
을극심한 경쟁에 노출시면서 임금의 하향 조정 압력과 직업 안정성의 약화 등을
초래한다고 지적하고, 생산성의 지속적인 혁신, 틈새시장 개발, 유연한 사회제도
개발 등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전염병, 해양 자원 남획 등
을 글로벌 성장 자체를 위협하는 환경적 불안요인으로 진단하고, 무엇보다 기후 변
화의 리스크를 줄일 글로벌 기구를 시급히 창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프랑수아 부르귀뇽 세계은행 수석부총재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각국의 정책
입안가들은 자국의 성장 및 장기 경쟁력 문제가 걸려 있는 만큼 세계화에 대한 최선
의 대처 방안이 뭔 지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제 정책 입안가들은 성장이 지속되고 폭넓게 공유되며, 환경이 되돌
릴 수 없는 타격을 입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각 나라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다
양한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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