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 그램 UBS 인베스트먼트뱅크 부회장은 12일(현지시간) 필요할 때 투자해달라고 말해 놓고 나중에 투자이익을 거뒀다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말로 한국 내 반 외국자본 정서를 비판했다.
공화당 상원의원 출신인 그램 부회장은 이날 맨해튼에서 뉴욕 특파원단과 만난
자리에서 론스타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모든 외국기업들이 한국기업과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론스타 문제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지만 자본투자 이익에 대한 반 외자정
서가 존재하는 것은 좋지 않다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을 불편해하는 심리가 있다면
이는 좋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외면하는 것이 한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외환위기 때 외국투자를 갈구했던 한국이 이제 와서 투자이익을 거뒀다
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상에 대해 양국에 모두 이익이 되겠지만 특히 한국이
더 큰 이익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한국의 경제력이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 미국 중간선거에서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민주당
이 승리해 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수 있으며 양국의 반대여론도 부담이 될 수 있겠
지만 양국 정부가 너무 정치에 신경을 쓰면 안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한국이나 미국이나 세계 모든 나라의 정부는 너무 비대하고 돈을 많
이 쓰면서도 국민으로부터는 지나치게 많은 세금을 거둬들인다"고 비판하면서 "정부
지출, 규제, 세금은 작으면 작을수록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인들이 매우 근면하고 우수한 인재들이지만 시스템이 국민의 질을 따
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이 성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률, 조세제도 등
을 포함한 시스템의 정비가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텍사스 A&M대학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상원에서 경제위원장까지 역임한 그램 부
회장은 지난 2002년 24년 간에 걸친 의정활동을 마감한 뒤 UBS로 자리를 옮겨 활동
을 계속하고 있다.
한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기도 했던 그램 부회장은 미 상품선물거래위
원장을 지낸 한국계 이민 3세인 웬디 리를 부인으로 두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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