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보존하면서 눈에 생긴 암 종양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방사선 시술법이 국내에 도입됐다.
세브란스병원 이성철.금기창 교수팀은 이미 미국 등 선진국에서 폭넓게 사용되
고 있는 `근접방사선치료 시스템'을 도입, 눈의 포도막에 암 종양이 생긴 30대 환자
를 대상으로 시력을 보존하면서 종양 부위를 괴사시키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수술법이 안구 전체를 적출함으로써 시력 상실
을 감수해야 했던 것과 달리 낮은 수준이지만 시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것.
이번에 포도막 흑색종으로 수술을 받은 김모(36)씨의 경우 종양이 생긴 뒤 시력
이 0.1로 떨어진 상태에서 방사선 시술을 받았지만 시술 후 시력은 0.16으로 오히려
좋아졌다.
근접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을 방출하는 동위원소를 얇은 판에 넣어 종양 가장 가
까운 안구표면에 부착시킨 다음 종양 부위에만 제한적으로 동위원소가 투여될 수 있
도록 하는 방식으로, 모든 안구종양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종양 크기가 5~17㎜
이내일 때 적용될 수 있다고 의료진은 설명했다.
약 30분 정도 소요되는 이 시술의 비용은 보험 적용이 안돼 700만원 수준으로
아직 비싼 편이다. 시술 후에는 이틀 동안 병실에 입원해야 한다.
이성철 교수는 "눈의 근접 방사선치료는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적으로 시행되
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안구종양 발병률이 낮아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면서 "국내 치
료 시스템이 없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환자들에게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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