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머니와 딸이 심장병과 백혈병을 앓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사연의 주인공은 김한미(41)씨와 김경희(11.광주 서산초 4)양.
김씨의 가족에게 불행이 찾아온 것은 2001년 7월.
어머니 김한미씨가 감기에 걸려 병원을 찾았으나 심장병이란 뜻하지 않은 진단을 받았다.
정확한 병명은 심장승모판 협착증과 대동맥판 폐쇄부전증. 멀쩡한 얼굴과 발목이 붓고, 가슴에 압박을 느끼고, 현기증이 자주 발생한다.
이로 인해 김씨는 5년 이상 약물 치료와 심장초음파 검사에 매달려왔고, 수술을 통해 완치를 꿈꿔왔다.
이런 김씨 가족에게 불운이 겹쳤다.
지난 6월부터 폐렴과 장염을 번갈아 앓던 경희의 다리에 파란 멍이 들기 시작했다. 혈소판 축소 증상.
백혈병이란 공포가 경희를 엄습하고 있었지만, 김씨 가족은 단순한 병치레로 치부했다.
동네 병원 의사가 백혈병이라고 했지만, 김씨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우리 딸아이가 그럴 일이 없다"며 오진이길 간절히 소망하고, 화순전남대병원에서 정밀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오진이길 그렇게도 바랐건만, 백혈병이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확인해야만 했다.
김씨는 13일 "백혈병 최종 진단이 나왔을때 '내가 살아오면서 나쁜 짓을 안했는데, 왜 우리 가족에게 이렇게 엄혹한 형벌을 내리는가' 싶어 많이 울었다"고 말했다.
경희는 현재 휴학을 하고, 항암 치료를 위해 화순전남대병원에 입원중이다.
더욱 딱한 것은 김씨의 가정 형편이 어렵다는 것.
귀금속 도매를 하는 남편의 수입으론 월세(방2개)를 내고, 중학교 2학년 아들 용돈 등 생활비를 충당하기도 벅차다.
김씨는 딸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한달전 부터 액세서리 판매를 하고 있지만, 거액의 치료비를 마련하기란 역부족이다.
김씨는 "나도 수술 받을 환자이지만, 고통속에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경희만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며 "며칠전 병실에서 경희를 꼭 안으려고 했는데, 연약해진 몸이 부서질 것 같아 가슴속에 품기만 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경희양은 "엄마도 아픈데 나까지 병에 걸려 슬프다"며 가족들에게 환한 웃음꽃이 필 날을 손꼽아 기다렸다.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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