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구티에레스 미 상무부 장관은 1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배기량에 기준한 자동차세와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협상 태도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와 대한상
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구티에레스 장관은 "이 두 분야에 대해 지
금부터 내년 1월에 있을 6차 협상 때까지 심도있게 논의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이어 "미국에 비해 3배가 높은 한국의 관세율과 법률 서비스,
통신, 방송 등 미국의 참여가 제한받고 있는 시장 분야, 실질적인 시장진입에 어려
움을 겪고 있는 쇠고기 등이 또한 논의되야 한다"며 "이러한 장벽을 제거해 완전한
시장접근을 얻는다면 미국 의회와 미국민은 FTA가 공정한 협상이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른 한편 "화학과 전자와 같은 주요 상품에 대해 관세개선에 동의했고,
지적재산권과 한국이 민감하게 간주하는 농업분야의 235개 상품들, 섬유 분야에 대
해 논의가 진전됐다"며 지난 5차 협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구티에레스 장관은 "민간한 분야에서 양국이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들이 많은 것
은 사실"이라며 "'운명의 여신은 용감한 자의 편'이라는 속담처럼 한미 양국은 양국
경제를 경쟁에 개방시켜야 하는 힘든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 후 암참 회원과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 구티에레스 장관은 한
국정부의 무역구제 분야 5가지 요구사항에 대해 "미 행정부는 미국의 반덤핑법률의
어떠한 개정 없이 FTA 협상을 타결하라고 의회로부터 위임(mandate)을 받았다"며 "
법률 개정을 요청할 경우 모든 것이 중단될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 개성공단 예외 인정과 관련해 "FTA는 양자 협정이며 여기서 양자는 한
국과 미국, 두개의 국가를 말한다"며 에둘러 입장을 표현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