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만 8만여 마리 서식..개체수 줄이기 주력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 프랑스 파리 시(市)가 '비둘기와의 전쟁'에 뛰어 들었다.
특히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유서 깊은 문화 유산이 도시 전체를 가득 메우고 있는 파리 시가 비둘기 퇴치에 나서기로 한 것은 비둘기 배설물로 인한 건축물 부식 등의 피해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먼저 파리 시는 비둘기의 개체수 통제에 나선다는 방침에 따라 지난 18일 1차로 도심 동쪽에 있는 20구의 한 공원에 2만 유로(2천760만원)를 투입해 대형 비둘기 집을 설치했다.
시는 관리회사 직원을 동원해 최소 200마리 이상의 비둘기를 수용할 수 있는 이 비둘기 둥지에서 알을 찾아 내 일주일에 한 번씩 심하게 흔들어줌으로써 부화하지 못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파리 시는 시 전역의 공원에 최소 20개의 대형 비둘기 둥지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파리 도심에는 약 8만 마리의 비둘기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방식으로 점차 비둘기의 개체수를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 파리 시의 구상이다.
입스 몽타소 환경담당 부시장은 "우리는 파리 시에서 비둘기를 모두 다 쫓아 버리자는 것이 아니다"면서 "건축물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비둘기의 개체수를 통제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 시가 비둘기 퇴치에 나선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1980년대에도 덫을 놓아 비둘기를 포획한 뒤 죽이는 방식을 도입한 적이 있으나 당시 동물보호단체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 중단한 바 있다.
세계 주요도시들은 '날개 달린 쥐'로 불리며 대도시의 골칫거리로 전락한 비둘기를 퇴치하기 위해 이미 다양한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있다.
심차 펠더 미국 뉴욕 시의원은 지난해 11월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에게 1천달러(92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비둘기 퇴치안을 제안했다.
로스앤젤레스 시는 비둘기 불임약을 시범적으로 살포하고 있다. 스위스 바젤 시는 비둘기의 알을 수거하고 가짜 알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개체수를 눈에 띄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시는 관광명소 산마르코 광장에서 비둘기 모이 판매를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mingjo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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