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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경욱 편집위원 = 잊혀질 만하면 등장하는 외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중국 폭죽공장 화재 참사 소식이다. 전 세계에 저가 폭죽을 만들어 공급하고 있는 중국 폭죽공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최소한 수십명이 숨졌다는 게 그 내용이다. 매년 12월 31일 서울 종로 등 전국 주요 지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공중을 향해 쏘아대는 폭죽은 대부분 중국제다. 넘쳐나는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공장을 무리하게 가동하다 보니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모양이다.

저가의 폭죽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안전에 소홀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소화기는 물론이고 종업원들의 안전교육은 뒷전일 가능성이 높다. 영세한 폭죽 생산업체들이 첨단 방재장비를 갖추고 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폭죽공장이라는 동일업종에서 화재로 폭발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숨졌다는 뉴스가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폭죽공장 사고를 접할 때마다 "과연 중국이네"라면서 혀를 찼던 우리도 새해 벽두 발생한 이천 냉동물류창고 화재 폭발 참사에 할 말을 잃게 된다. 우리도 안전불감증, 대충주의 등 피해야 할 것들에서 아직 멀리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정확한 사고원인은 더 조사해 봐야 하겠지만 현재로서는 평상시의 안전불감증이 이번 참사를 불러온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된다.

밀폐된 지하공간, 가득찬 유독가스, 대피 불가능 등등. 쉽게 말해 '원시적인 참사'라고 단정하지 않을 수 없다. 화재 위험성이 높은 곳임에도 해당 회사가 얼마나 안전을 게을리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 적지 않다.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라는 아픔을 갖고 있는 우리다. 초대형 사건 이후 건물 안전도 진단이 강화되고 한강을 오가는 교량들에 대한 안전검사가 지속되고 있지만 그런 돌이키고 싶지 않은 기억들을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마음 한 구석에 남아 있는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며칠 전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민들과 함께 한강다리에서 안전점검 활동을 한 것은 우리에게 평소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몇 %의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경제규모를 서둘러 확대하는 일도 긴요하다. 모두가 바삐 움직이면서 경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일도 의미가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은 바로 인명의 소중함이다. 개별 경제주체들이 산업현장에서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춰주는 것이다. 이천 화재 폭발 참사는 안전사고 가능성이 높은 곳에서 근무하는 산업역군들의 근로의욕을 꺾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다. 소방설비나 화재 진압 장비, 종업원 안전 교육 등 별로 표가 나지 않는 일에 소홀한 우리가 아닌지 되새겨볼 때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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