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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중국의 입장과 협상 전략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북-미 신뢰구축에 중점

  • 연합
  • 등록 2006.12.11 16:00:18


북핵 6자회담의 18일 개최 합의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는 입장에서 회담 조기 재개에 집착해 온 의장국 중국의 '조용한' 대북 설득외교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김계관 외무성 부상, 크리스토퍼 힐 국
무부 아태담당 차관보,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 등 북.미.중 3자 협의와

북.미 양자 협의가 끝난 후 공식.비공식 외교 채널을 동원, 북한을 설득한 끝에 결국
연내 재개 동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이 6자회담 당사국들에 회담 재개 일자를 처음 통보하기 시작하기 하루 전
인 7일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6자회담과 관련한) 현재의
문제는 어떻게 충분히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회담이 조속히 열리게 하느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친 대변인은 당시 북.미 양국을 지칭하는 '주요 당사국들'이 더 많은 노력을 기
울여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중국측은 6자회담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관련국들
과 밀접하게 접촉하고 있으며 계속 합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열린 3자 및 양자 협의가 끝난지 1주일이 넘도록 북한이 아무런 반
응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친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과 북.미 양국 사
이에 조속한 회담 재개를 위한 물밑 접촉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
었다.


중국은 작년까지만 해도 북핵 문제가 본질적으로 북.미 간의 극심한 불신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고, 이에 따라 북.미 간의 중재자 정
도의 역할에 머물렀으나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핵실험 이후 상당한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규탄결의 및 제재결의 과정에 적극 참여,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의 목소리를 냈고, 특히 안보리 결의 1718호 채택 이후에는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북한에 제재성 조치를 취하는 등 문제 해결의 당사자같
은 모습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회담이 다시 개시되면, 우선은 북한에서 주장하는 미국의 대
북 '적대시정책' 폐기와 북한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 확인 등 실질적 행동을 통한 북.
미 간의 상호 신뢰구축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 정권의 붕괴나 대북 군사조치 등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중국이 대북
제재에서 미국과 보조를 맞추면서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중국의 유일한
동맹조약국인 북한이라 하더라도 핵을 갖는 것만은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 때문이다.


북한의 핵은 동북아 전체를 긴장상태로 몰아넣어 한국이나 일본은 물론 대만까
지 핵무장에 나서도록 부추기는 등 최악의 군비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클 뿐만 아
니라 자국의 지속적이고 평온한 경제.사회발전에 필수적인 주변정세의 안정을 파괴
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시각이다.


결국 중국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식이
6자회담이라는 점을 줄곧 강조하면서 이에 많은 공을 들여 왔고, 북한의 10월9일 핵
실험으로 빈사지경에 이른 6자회담의 불씨를 특사외교와 중재외교로 되살려 내는데
성공했다.


10여일 전의 북.미.중 수석대표들의 베이징 협의에서 미국의 제안에 대해 북한
이 난색을 표명하자 중국이 독자적인 제안을 냈다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보도도 6자
회담 조기 재개를 위한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보여주는 사례 가운데 하나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이 조기에 취할 '신뢰 조성 조치'로 영변 핵시설 가
동 중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핵 계획 신고, 핵실험장 폐쇄 등을 제안
했고, 북한은 '핵 보유국' 대우를 요구하며 난색을 표명했다.


이에 중국은 북한이 취할 조치를 핵시설 가동 중지와 IAEA 사찰 수용으로 좁히
고, 그 대신 대북 금융제재 문제 검토회의, 북.미 및 북.일 국교정상화와 경제.에너
지 지원 등에 관한 검토회의 설치를 제안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하지 못할 경우에는 물론이고 완
벽한 사전준비에 지나치게 집착해 적정 시간을 놓치게 될 경우에도 북한의 추가 핵
실험 등 사태가 통제불능 상태로 치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속내를 어느 나라보다 잘 알고 있을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서두르는 데
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이 바로 이 문제여서 중국은 일단
회담이 재개되면 동북아의 긴장정세를 완화하는 데는 도움이 되리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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