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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연합

전북 김제에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또 다시 발병했다.


이번 AI는 과거 두차례 AI가 발생한 익산시와 인접해 있는 데다가 시간적으로도 보름여만의 추가 발생이어서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I 발생 상황


11일 농림부와 전북AI 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김제시 공덕면 최모씨가 기르던 메추리 29만여 마리 가운데 3천여 마리가 7일부터 10일까지 연차적으로 폐사했다.


10일 오후 최씨의 신고를 받은 방역당국은 고병원성 AI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곧바로 폐사한 메추리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으로 보내 정밀 검사에 들어갔으며 검사 결과 고병원성 AI로 최종 판명됐다.


이 농장은 지난 달 19일 처음 고병원성 AI가 발병한 익산 소재 닭 사육농장으로부터 남쪽으로 16㎞, 2차 발생지인 익산 황등면으로부터 13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방역당국 '초비상'


AI가 추가 발생하면서 방역당국은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다.


전북 AI 방역대책본부와 김제시는 AI 추가 발병이 확인된 직후 발생지로부터 반경 3km 이내의 위험지역과 10km 이내의 경계지역에 15개소의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닭.오리 등 가금류와 차량의 이동을 통제하는 한편 긴급 방역활동에 나섰다.


앞서 대책본부는 10일 AI 의심신고가 접수된 뒤 해당 농가를 폐쇄하고 외부인의 출입을 전면 금지했다.


대책본부는 또 AI 확산을 막기 위해 발생지로부터 반경 500m 이내 오염지역의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농장 종사자와 살처분 관련자 및 방역 요원 등에게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고 보호복을 지급하는 등 인체 감염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도 원인 규명을 위해 전북 축산진흥연구소와 합동으로 발생 농장에 대해 정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김제시와 인접한 도내 시.군들도 AI가 확산할 것에 대비, 주요 도로에 통제초소를 설치하고 비상 방역에 나섰다.

 


◆농민들 '망연자실'


AI 추가 발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북지역 농민들과 방역대책본부는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망연자실한 표정이었다.


AI 발생 농장주인 최모(52)씨는 "8년전부터 30여만 마리의 메추리를 키우기 시작해 적자만 누적되다 올해 겨우 제자리를 찾는가 싶더니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씨는 "축협에서 5억원의 대출까지 받아가며 농장을 확장하려고 했다"며 "이젠 꿈도 희망도 무너져 평생 피땀흘려 일궈온 농장을 떠나고픈 심정"이라며 고개를 떨구었다.


인근의 주민 김모(65.여)씨도 "그동안 방역을 철저히 해와 설마 우리 지역까지 AI가 발생할 줄은 몰랐다"며 "앞으로 가금류 사육은 모두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도 역시 AI 추가 발병으로 또 다시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한데다 다른 농산물 판매에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AI 확산하나


전북 지역에서 20여일 사이에 잇따라 세차례나 AI가 발생하면서 전국적인 확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일단 농림부와 국립수의검역과학원은 세번째 발병이 첫번째, 두번째와는 무관한 별개의 감염일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AI의 전국적 확산'으로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차량 출입, 부화장 공유 등의 측면에서 첫번째, 두번째 농가와 관련이 있는 411개 농장에 대해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으나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이번 세번째 발병 농장은 역학조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던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닭과 메추리는 사료와 납품업체 등이 서로 달라 운송 과정에서 병원균이 옮겨지기 어려우며 이번 AI발생지 인근에 철새가 많이 날아든다는 점에서 전염이 아닌 '철새를 통한 제3의 발병'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AI는 발생 지역과 시점이 비슷한데다 이 일대 농장들이 인근의 23번 지방국도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익산으로부터 전염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감염 원인은 '철새'?


감염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으면서 '철새를 통한 감염 가능성'을 놓고 방역당국과 환경운동가들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등 방역당국은 최근 AI가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점을 감안, 전파 경로를 야생 겨울 철새에서 찾고 있다.


방역당국은 월동기를 맞아 이동을 시작한 철새가 농장의 먹이를 먹거나 분비물을 흘려 닭과 오리 등의 가금류에 감염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이번 AI 발생지 역시 철새가 많이 날아드는 군산 금강호 인근에 있다는 점을 들어 철새를 통한 발병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새와 생명의 터'의 대표인 닐 무어스(Nial Moores.영국)는 지난 7일 군산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야생 조류는 고병원성 AI의 전파에 주요 역할을 하지 않으며 고병원성 AI에 감염된 가금류도 야생에 풀어놓으면 저 병원성으로 약화한다"고 주장했다.


군산철새조망대 한성우 연구사도 "AI를 유발하는 철새는 주로 유럽을 오가는 철새들이며 한국을 찾는 철새의 이동 경로(flyway)는 AI 발생국의 철새 이동 경로와 다른데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지리적 특성 때문에 철새에 의한 감염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염원인에 대한 검역원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6개월 안팎이 걸린다는 점에서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김제=연합뉴스) 백도인 기자
doin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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