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의 강력한 규제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줄어들지 않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신규 주택담보대출 영업을 다시 중단했다.
신한은행의 신규대출 중단 영향으로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대출 축소를 검토하고 있어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또 한차례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43조5천180억원으로 지난달 말 142조9천119억원에 비해 6천61억원이 늘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6영업일만에 2천426억원이 늘었고 우리은행은 2천380억원이 증가했다.
국민은행은 556억원, 하나은행은 689억원이 각각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계속되자 신한은행은 지난 7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신규 취급을 제한하고 나섰다.
신한은행은 당시 각 지점에 `주택담보대출 신규 상담 및 취급 억제 통보' 공문을 보내 신규 주택담보대출 승인 기준으로 매매관련 잔금대출 때 매매계약서 제출을, 전세금 반환자금 대출 때에는 전세계약제출을 요구하는 등 관련자료를 확인토록 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7일 금융당국이 사실상 총량규제에 나서자 신규대출을 중단했다가 하루 만에 다시 재개한 바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달에도 대출이 계속 늘고 있어 은행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신규 대출을 제한하고 있다"면서 "전세자금 대출이나 매매잔금 등 불가피한 사안에 대해서만 본점 승인을 거쳐 일부 허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추이를 지켜보면서 신규 대출 재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신한은행은 지난 달 25일부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정기감사를 받고 있으며 신규 주택대출 중단 이후 고객들로부터 항의가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신규 취급을 중단하자 우리은행도 타행 대환대출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고객들이 우리은행으로 몰릴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와함께 신규 대출에 대해서도 본점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등 대출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에서 기존 계약분외에 신규 대출을 중단해 주택담보대출이 우리은행에 집중될 것에 대비해 타행 대환대출을 중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도 5천만원이나 1억원 등 일정 규모 이상일 경우 본부 승인을 맡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 하나, 외환은행 등은 당장 대출 제한이나 금리 추가인상 등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신한, 우리은행의 대출 규제로 이들 은행으로 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있어 주택대출 규제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되며 주택대출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은행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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