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수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1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과 관련해 "무역구제 분야에서 우리측 요구사항에 대한 진전이 있어야만 자동차와 의약품 등 미국측 관심사항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 차관은 내년 원.달러 환율에 대해서는 "올해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는 어
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진 차관은 이날 KBS1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김원장입니다' 프로그램에 출연,
한미 FTA 협상 및 원.달러 환율 하락 등 최근 경제 현안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진 차관은 "한미 FTA 5차 협상은 양측이 유연성을 발휘해 상품무역과 서비스,
지적재산권 분야 등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협상이 본격적
인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무역구제는 우리측 주요 관심사항 중 하나인데 연말까지 미 의회에 관련
사항이 보고돼야 한다"면서 "반덤핑 절차 개선과 관련된 우리측의 5가지 요구사항에
진전이 있어야만 미측의 관심사항인 자동차 세제개편과 의약품 등을 들여다볼 수 있
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 협상단이 중시하는 무역구제에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측의 민감 현안
인 자동차 세제개편이나 의약품 분야에서 양보하지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진 차관은 "자동차 세제 문제는 그동안 다른 차원에서도 문제가 제기된만큼 종
합적으로 검토해야 하며 의약품 부문은 약제비 적정화 방안, 건강보험 재정사항 등
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면서 "전문직 자격 상호인정은 큰 틀만 합의됐으므로 다음
협상에서 구체적 조건 등에 관해 진전이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진 차관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는 FTA 협상과 별도로 진행돼 왔지만 수입
이 지연되면서 FTA 협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미국측 요청이 있으면 기술적 사항에 대해 우선 검토하고 수입 위생 조건을 바꿀지
는 좀 더 두고봐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환율 급락과 관련 진 차관은 "글로벌 달러 약세가 수년째 지속되는데다 국
내 외환시장의 취약성, 달러 공급 초과 등이 나타나면서 환율이 경쟁국에 비해 과도
하게 하락했다"면서 "그러나 그동안 원화 환율이 과도하게 많이 하락한데다 내년도
경상수지가 올해보다 균형수준에 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전체적으
로 올해와 같은 방향으로 환율이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안정기금 손실과 관련해 "어느 나라나 환율 안정은 정부의 주요한 책무 중
하나이며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 기금을 사용하고 있다"면서 "정부당국은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해 평소 한국은행과 충분히 협의를 거쳐서 필요한 경우에는 시장 개
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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