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도하아시안게임이 후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국이 전통의 강세 종목인 레슬링과 태권도 등 투기 종목을 앞세워 일본 추격에 나섰다.
한국은 9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계속된 아시안게임 8일째 경기 레슬링에서 첫 금을 수확한 데 이어 `국기' 태권도에서 금메달 2개를 보태 하룻동안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이날 아스파이어홀에서 벌어진 레슬링 첫 날 경기에서는 그레코로만형 중량급의 `늦깍이 다크호스' 한태영(27.주택공사)이 96㎏급 결승에서 이란의 마수드 하셈 자데를 2-0으로 제압했다.
한태영은 1라운드에서 1분간을 득점없이 끝낸 뒤 동전던지기에서 먼저 공격권을 얻어 30초 동안 득점하지 못해 1점을 빼앗겼지만 이어진 수비에서 상대의 공격을 잘 방어해 후취점으로 첫 라운드를 따냈다.
2라운드에서 한태영은 상대의 선공을 잘 막아내 1점을 따냈고 이어진 공격에서 상대의 반칙으로 2점을 뽑아 승리를 확정지었다.
카타르스포츠클럽 다목적홀에서는 또 다시 `금빛 발차기'가 번쩍였다.
8강과 준결승에서 한 수 위의 기량으로 7점차 점수차 승리를 낚았던 김주영(조선대)은 남자 62㎏급 결승에서 고촘리(필리핀)를 상대로 역시 월등한 기량을 펼치며 4-1로 승리했다.
여자 55㎏급 결승에서는 김보혜(21.삼성에스원)가 호앙하지앙(베트남)을 2-0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추가했다.
올해 코리아오픈국제대회 우승자인 김보혜는 1라운드를 조심스럽게 운영하며 0-0으로 마친 뒤 2, 3라운드에서 각각 한 점씩을 뽑아내며 한국 태권도에 이번 대회 여섯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박경훈(22.한국가스공사)은 남자 84㎏급 결승에서 요세프 카라미(이란)에게 3-4로 패해 은메달에 그쳤고 여자 72㎏급의 이인종(24.삼성에스원)은 동메달에 머물렀다.
펜싱과 당구,보디빌딩에서는 은메달 1개씩을 추가했다.
남자 플레뢰 개인전 결승에 나선 `불사조' 이천웅(상무)은 허벅지 부상속에 투혼을 발휘했으나 일본의 오타 유키에게 8-12로 져 은메달에 머물렀다.
여자 포켓 8볼 결승에서는 김가영(인천당구연맹)이 대만의 린유안춘에게 6-7로 져 준우승을 차지했고 `미스터 코리아' 김명훈(광주시청)은 보디빌딩 90㎏급에서 2위에 올랐다.
또 사이클 남자 4㎞ 개인추발에서는 간판 장선재(상무)가 예선 1위로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확보했다.
구기종목에서는 모처럼 승전고가 잇따라 터져 나왔다.
28년만에 아시안게임 남북대결을 벌인 한국 축구는 8강전에서 김치우, 염기훈, 정조국의 연속골로 북한을 3-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진출했다.
전반 31분 수비수 김치우가 20m 거리의 통렬한 캐넌슛으로 기선을 잡은 한국은 3분 뒤 이천수와 월패스를 주고받은 염기훈이 왼발 터치슛으로 2-0으로 앞섰고 후반에는 정조국이 골을 추가해 쐐기를 박았다.
아시안게임 8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신기록 행진을 벌이고 있는 한국축구는 12일 밤 이라크와 결승 진출을 다투게 됐다.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남자농구 E조 최종전에서는 연장 접전 끝에 홈팀 카타르를 87-81로 물리쳤다.
이로써 3승2패로 조 4위가 된 한국은 중국과 8강에서 맞붙게 됐다.
발목 부상에서 복귀한 방성윤은 4쿼터 종료 직전 동점 3점포를 터뜨리는 등 3점슛 12개를 포함해 혼자 42점을 쓸어담아 승리의 주역이 됐다.
아시안게임 6연패에 도전하는 남자 핸드볼은 이날 F조 최종전에서 쿠웨이트에 26-32로 졌지만 일본과 골득실에서 앞서 조 2위로 4강에 올랐고 여자하키는 말레이시아를 4-0으로 꺾고 3승1무1패가 됐다.
그러나 여자하키는 결승 진출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이날 금3, 은4, 동메달 6개를 추가한 한국은 메달 집계에서 금27,은33,동37개를 기록해 2위 일본(금33,은41,동47)과의 금메달 격차를 전날 7개에서 6개로 좁혔다.
'아시아의 공룡' 중국은 금 109, 은 59, 동 30으로 독주를 계속했다.
(도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shoeless@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