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진로를 둘러싼 열린우리당내 통합신당파와 친노(親盧) 진영의 세대결이 다시 격화될 조짐이다.
친노 진영을 주축으로 한 당 사수파는 휴일인 10일 오후 대규모 당원집회를 열어 당 지도부의 `설문조사'에 반대하는 실력행사에 나서고, 통합신당파가 포진한 지도부는 같은 날 저녁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소집해 설문조사 추진계획을 확정짓는 등 대세 굳히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해외순방중 `당원서신'을 통해 당 진로에 대한 견해를 밝혔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이날 밤 귀국할 예정이어서 당 내분사태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노 진영은 10일 오후 2시 영등포 당사 앞마당에서 당원 1천2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정상화를 위한 제1차 전국당원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들은 대회에서 "지도부가 추진 중인 설문조사는 여론수렴이 아니라 통합신당 세몰이용"이라고 규정하고 비상대책위원회의 즉각 해산과 당의 진로를 결정하기 위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 구성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태홍 참정연 사무처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지금 당의 혼란을 수습하려면 전당대회를 개최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며 "임시국회가 끝나면 곧바로 비대위를 해산하고 전대 준비위원회를 꾸려 전대의 규칙과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회에는 참여정치실천연대와 국민참여 1219, 중단없는 개혁을 위한 전국당원모임(중개련),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 당 사수를 주장하는 모임들에 속한 당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10일 저녁 여의도 모처에서 비상대책위원회 간담회를 갖
고 설문조사 추진일정과 문항, 방법, 조사결과 공개여부 등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지도부는 임시국회가 끝나기 이틀전인 13일께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에 착수하고 조사결과를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15일 의원총회에 보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원은 "의원들이 당 진로에 대한 당원들의 의사를 충분히 대변할 것으
로 본다"며 "조사결과가 나오는 대로 당 진로와 지도체제에 대한 논의를 조속히 매
듭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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