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 문안의 개정 협상이 10년 만에 타결됐다.
WTO 정부조달위원회는 의장인 조태열(趙兌烈) 주제네바 차석대사 주재로 8일 제
네바 WTO 사무국에서 회의를 열어 집중적인 협상을 벌인 끝에 22개항에 달하는
현행 정부조달협정 문안을 전면 개정한다는데 합의했다.
이날 합의된 개정 협정문은 1994년 제정된 현행 WTO 정부조달협정 문안을 전면
개정하는 것으로서, 전자조달 등 새로운 기술 발전을 반영하고, 조달절차, 양허 변
경 절차 및 개도국우대조항을 더욱 분명하게 규정하는 한편, 공기업 민영화에 관한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한 중재절차를 도입하는 것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WTO 정부조달협정은 WTO 회원국 가운데 일부 국가들만 참여하는 복수국간 협정
으로 우리나라와 미국, EC(25개국), 일본, 캐나다를 포함한 37개국이 가입해 있다.
조 의장은 "이번 타결은 어려운 문제를 협상을 통해 타결한다는 WTO 회원국들의
정치적 의지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좋은 사례"라면서 "이는 도하라
운드(DDA) 협상의 부진으로 인해 다자무역체제 약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
황에서 WTO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키는 데에도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WTO가 출범한 후 지난 10년 동안 협상이 타결된 것은 작년 12월 홍콩 각료회의
개최에 앞서 진행된 최 혁(崔 革.주제네바 대사) 의장 주재로 진행된 무역관련지적
재산권협정(TRIPS)의 일부 개정 합의와 이번 타결 등 두 건 뿐이다.
더욱이 WTO 사상 타결된 두 건의 협상이 모두 우리나라의 주제네바 대표부 대사
와 차석대사가 각각 주재한 협상위원회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가 적지 않
다고 대표부 관계자는 평가했다.
이와 함께 WTO 정부조달협정 개정협상의 또 다른 축인 양허 확대 협상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 진행되며, 이번 협정 문안 개정 협상의 타결로 양허 확대 협상을
포함한 최종 협상 타결에 상당한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이번에 합의된 개정 협정문은 추후 양허확대 협상이 타결될 경우 그 결과를 반
영해 최종 확정되게 된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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