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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내년 12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회 도전

  • 연합
  • 등록 2006.12.08 16:00:36


*사진설명 :ⓒ연합

"여행 다닐 때 지도를 잘 안 갖고 다닙니다. 방황하길 좋아하죠. 베토벤 다음에 어떤 작곡가가 눈 앞에 나타날지는 저도 모릅니다."


'건반 위의 시인',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60) 씨의 이름 앞에 자주 붙는 수식어들이다.
그는 "나 뿐 아니라 다른 연주자들도 일종의 구도자"라고 겸손하게 말하지만 그의 이력은 특별하다.

 

약 40년에 걸쳐 라벨, 리스트, 프로코피예프, 쇼팽 등 한 작곡가의 작품을 골라 철저히 탐구하는 '성지 순례'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파리에 있는 그의 집에는 그 흔한 컴퓨터 하나 없다. 물론 자동차도 없다. 그의 방에는 침대, 피아노, 팩스 등이 있는 것이 고작이다. 그의 '구도자적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대목이다.


그가 요즘 들고있는 화두는 '베토벤'. 영국의 세계적인 레이블인 데카와 함께 3년을 기약하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녹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베토벤 중기 소나타(16-26번) 11곡을 녹음해 음반으로 낸 그는 최근에는 초기 소나타(1-15번)를 담은 4장짜리 음반을 냈다. 그의 베토벤 프로젝트도 어느덧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음반 출시 기념 피아노 리사이틀(1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등)에 앞서 8일 서울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내한 기자간담회를 가진 그는 "어렸을 때 베토벤 소나타를 쳤을 때는 나와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는 베토벤과 하나가 되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베토벤 소나타 작품에는 베토벤의 삶이 담겨 있습니다. 또 우리의 삶도 그 속에 스며있죠. 언제부터인가 악보에 어떻게 치라고 써있는 지시를 보지 않게 됐어요. 대신 음 하나하나를 베토벤의 입장에서 치려고 했죠."


피아니스트들에게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은 '구약성서',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는 '신약성서'로 통한다. 꼭 거쳐야 하지만 넘기 어려운 산과 같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녹음을 끝낸 피아니스트는 손으로 꼽을 정도다.


"언젠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피카소박물관에 간 적이 있어요. 피카소가 7-8살 때 그린 그림을 봤는데, 성인 때 작품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걸작이더라구요.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도 마찬가지예요. 32곡 중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죠. 물론 화성적 변화 등에서는 발전하는 모습이 나타나지만 곡 마다 훌륭한 짜임새가 있어요."


베토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는 내년 이맘때 그는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을 7일에 걸쳐 연속으로 완주하는 것. 이는 국내 클래식 역사상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내년 12월8-14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돌이켜보면 내 인생에 많은 모험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전곡 연주회에 관해서는 지금보다는 끝난 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기자회견 직후 미술관 내 강당에서는 음악평론가 장일범 씨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백건우 팬미팅' 행사도 열렸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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