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의 필수인 운전면허증은 성년이 되면 누구나 갖기를 원하는 최고의 자격증이다.
하지만 운전면허 필기시험에서 수백여차례의 고배를 마시면서도 먼허증을 따내고야 말겠다는 무서운 의지와 집념을 굳히지 않고 있는 도전자들이 있다.
전북 완주군에 사는 A씨(65.야채상)는 전북지역에서 운전면허 필기시험 최다 낙방자다.
지난해 4월부터 386차례나 필기시험에 응시했으나 매번 고배를 마셨다.
주말과 국경일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하루를 거르지 않고 전주시 팔복동 전북 운전면허시험장을 찾고 있지만 매번 합격소식을 듣지 못한 채 발길을 되돌려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초등학교 경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씨를 딱하게 본 면허시험장 관계자들이 시험문장을 옆에서 읽어주고 정답을 답하도록 하는 문맹자 시험을 수차례 권유했다고 한다.
그 때마다 A씨는 경찰관에게 "나는 문맹자가 아니다. 나도 뭔가 할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손사래를 쳤다고.
전북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매일 아침 버스를 타고 재래시장을 오가는 A씨는 자신의 직업상 면허증 취득이 급할법도 하지만 요령을 피우지 않고 정석대로 자격증을 취득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북면허시장에서는 A씨 이외에도 수십여차례의 시험에서 낙방했지만 이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에 나서는 이색 응시자들이 더 있다.
무주에 사는 B씨는 87차례나 필기시험에 낙방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한달에 3-4차례 시험장을 찾고 있으며 C씨(44.여)도 이달 현재 필기시험에서 44차례나 떨어졌다.
면허시험장 관계자는 "나이를 떠나 '7전8기'의 정신으로 매번 응시하는 그들을 볼 때 마다 새삼 존경스러움을 느낀다"면서 "낙방에 굴하지 않는 젊은 이들에게도 큰 교훈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임 청 기자
lc21@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