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을 앓던 '약골' 소년의 황금빛 행진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마린보이' 박태환(17.경기고)이 2006 도하아시안게임 수영 자유형 1,500m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며 3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박태환은 8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하마드 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수영 마지막날 남자 자유형 1,500m 결선에서 14분55초03에 물살을 갈라 8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이날 기록은 장린이 지난해 11월 마카오에서 열린 동아시안게임에서 작성한 아시아신기록 15분00초27을 5.24초나 앞당긴 것이다.
이어 장린(중국)이 15분03초13, 2위로 들어왔고 마쓰다 다케시(일본)는 15분17초18로 3위였다.
지난 4일 자유형 200m와 6일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던 박태환은 이로써 1982년 뉴델리 대회때 최윤희 이후 24년만에 경영 3관왕이 됐다.
박태환은 또 자유형 100m 은메달과 계영 800m와 400m에서 동메달 2개까지 보태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며 명실상부한 아시아 자유형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날 4번 레인을 배정 받은 박태환은 함께 레이스를 펼친 8명 가운데 0.71초의 빠른 스타트 반응을 보이며 힘차게 물 속으로 뛰어들었고 초반 100m 지점까지 마쓰다에 이은 2위를 달렸다.
150m 턴을 할 때 마쓰다는 초반에 힘을 너무 썼는지 3위로 처졌고 박태환과 장린의 피 말리는 레이스가 시작됐다.
장린을 바짝 뒤쫓으며 2위를 달리던 박태환은 500m 턴 지점에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700m 턴을 할 때 잠시 역전을 허용한 뒤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900m 턴 지점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박태환의 뒷심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2위 장린과 거리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하더니 1,300m 턴 지점에서 박태환은 12분58초48, 장린은 13분00초98로 2.5초 차이가 났다.
승부가 어느 정도 결정된 듯 보였지만 박태환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역영, 장린이 보유한 아시아기록까지 갈아치우며 터치패드를 때렸다.
(도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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