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전문가들이 놀랄 정도의 괄목할 성장을 이어가면서 휘청이는 미국이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세계경제 '견인차' 역할을 대행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6일 분석했다.
저널은 베를린발로 유럽 경제가 과거 몇 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풀가동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투자와 내수 및 고용 창출에서 두드러진 진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유럽 경제가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구도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던 전문가들도 놀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널은 영국과 북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가 쳐지던 유로권의 독일과 프랑스 및 이탈리아 등도 최근 회생 조짐이 완연하다면서 이런 가운데 일본과 더불어 미국의 공백을 메우는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권의 경우 올해 2.7% 성장이 예상돼 미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쳐지지만 과거 5년간 평균 1.4% 성장에 그치던데 비하면 괄목할만한 진전이라고 저널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미 경기둔화 여파와 유로 강세, 그리고 독일 등의 증세 등이 장애로 작용할 것이기는 하나 유로권이 내년에도 2% 내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저널은 지난 몇 년간 '유럽의 환자' 격이던 독일의 경제 회생이 괄목할만하다면서 수출이 활력을 회복한 상황에서 노동법이 손질돼 생산성이 높아지고 이것이 결국 기업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이 주도하는 유로권의 실업률도 낮아져 지난 2004년 9%에 달하 던 것이 7.7%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투자도 회복돼 비록 독일만은 못하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 및 스페인도 회복세가 완연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애널리스트는 저널에 "독일의 회생이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저널은 그렇다고 유럽경제 전망이 마냥 밝은 것만은 아니라면서 유로 강세를 첫번째 장애로 지적했다.
이탈리아 신발업계 관계자는 "유럽의 모든 산업이 달러 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은 매우 나쁜 소식"이라면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과 이탈리아가 세금 인상을 계획하고 있는것도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저널은 독일이 내년 1월 부가세를 19%로 3%포인트 올릴 예정이라면서 이것이 소비 위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구조 개혁이 이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충분치 못하다는 지적과 독일 산업이 회생되고는 있으나 소비가 충분히 뒷받침되지 못하는 것도 부담으로 제기됐다. 씨티그룹 런던법인 관계자는 "유럽 경제가 과거 몇 년에 비해 좋아진것은 틀림 없으나 놀랄만큼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면서 지나친 낙관을 경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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