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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차베스, 중남미 통합 걸림돌 될라”

  • 연합
  • 등록 2006.12.07 08:00:24

 

중남미 통합이라는 명제를 놓고 역내 최대국인 브라질 내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해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을까.


최근 한달여 사이 치러진 대선에서 각각 재선에 성공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신속하게 정상회담을

갖는 등 협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내 전문가들은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 확대가 중남미 통합에 도움이 될 것인지를 놓고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금까지 나타난 전문가들의 견해는 "차베스 대통령의 행보가 중남미 통합 과정
에 반드시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쪽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중남미 각국에 사회주의 혁명을 이식하려는 차베스 대통령의 시도는 현실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 어려우며, 때로 국수주의적으로까지 보이는 대외정책은 통합 노력
이 구심력을 형성하는데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심지어 차베스 대통령이
중남미 통합의 위협요소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전문가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당선자와 에보 모
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 자신의 동지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면서 영향력 확대를
추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중남미 지역에서 좌파 지도자로서의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은 실제보
다 과장된 측면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우 데 자네이루 시에 위치한 브라질 국제정치연구센터(Cebri)의 데니세 그레
고리 이사는 "차베스 대통령이 니카라과에서 볼리비아에 이르는 많은 국가에 대해
지원 약속을 했지만 이것이 모두 실행에 옮겨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레고리 이사는 "석유자원을 내세운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은 분명 한계
가 있다"면서 석유자본만으로 중남미 지역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소
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차베스 대통령이 추구하는 사회주의가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 받아들여지기 힘들
다는 점을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


최근 중남미.카리브 경제위원회(CEPAL) 보고서를 통해 나타났듯이 중남미 지역
의 빈곤층이 2억900만명에 달하면서 차베스식 사회주의가 수용될 수 있는 토양은 존
재하지만 중도좌파 성향의 지도자들이 높은 인기를 누리며 집권하고 있다는 점은 차
베스 대통령의 영향력 확대를 막는 요인이 된다고 설명한다.


룰라 대통령이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이 경우에 해당하며,
이들은 이미 차베스 대통령에게 반미(反美) 목소리를 낮추도록 직.간접적으로 주문
하면서 견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외에 콜롬비아와 페루도 차베스 대통령과 거리
를 두고 있으며,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상을 추진하면서 칠레의 길을 따르고 있다는
점도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 상파울루 주립대학(USP)의 베네수엘라 정치 전문가인 라파엘 두아르
테 빌라 교수는 "차베스식 사회주의 모델을 역내 다른 국가에 수출하기는 어려울 것
"이라면서 "동지 관계에 있는 일부 정상들과 관계가 가까워질 수는 있어도 이 보다
훨씬 많은 중남미 국가 정상들과 불협화음을 낼 가능성이 더 높다"고 주장했다.


두아르테 교수는 특히 "차베스 대통령은 중남미 지역이 반미의 입장에서 하나로
단결되기를 바라지만 비합리적이고 일방적으로 비쳐지는 대외정책 노선을 계속 고수
할 경우 반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럴 경우 중남미 통합 과정을 손상시키
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두아르테 교수는 이와 함께 차베스 대통령이 볼리비아 정부의 에너지 산업 국유
화 조치를 노골적으로 지지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신뢰를 떨
어뜨렸다는 점도 덧붙였다.


브라질,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니카라과, 칠레, 페루, 에콰도르 등에서 좌파정
권이 등장했지만 내용 면에서 서로 색깔을 달리하는데다 멕시코, 콜롬비아 등에서는
우파 보수주의 성향의 정권이 들어서는 등 중남미 지역 전체가 복잡한 이념 지형도
를 형성하고 있어 차베스 대통령의 영향력이 생각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
울 것이라는 게 브라질 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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