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기 전망이 오락가락해온 가운데 11월 서비스산업 지표가 예상 외로 좋게 나왔으며 노동 생산성도 예상과는 달리 소폭이나마 개선되면서 임금 상승폭도 당초 전망치를 밑도는 등 '연착륙' 기대감을 또다시 불러 일으키는 조짐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주택시장 쪽에서도 '바닥을 쳤다'는 관측이 잇따라 나와 경기
긍정론에 더욱 힘을 실었다.
미공급관리협회(ISM)는 5일 11월 비제조업지수가 58.9로 전달의 57.1보다 늘었
다고 집계했다. 11월 지수는 예상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지수가 50 이상이면 경기
호조를 의미한다. 서비스 산업은 미 경제의 근 90%를 차지한다.
미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임금 상승률도 지난 3.4분기에 연율 기준으로 2.3%에
그쳐 예상치를 밑돌았다.
노동 생산성도 지난 3.4분기 당초 전분기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데 반해
비록 소폭이나마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4분기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1.2%였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실업률이 지난 10월 4.4%로 5년여 사이 가장 낮은 수준이며
근로자의 시간당 소득도 같은달 3.9% 늘어 역시 5년 사이 최고폭 상승했다면서 제반
관련 지표들이 노동시장이 계속 견고함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주 ISM의 11월 제조업지수가 예상 외로 3년 반만에 처음 위축된
것으로 발표된 후 경기 '경착륙' 우려가 확산됐음을 상기시키면서 서비스와 노동 관
련 지표들이 긍정적으로 나옴에 따라 이번에는 낙관론이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로프 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조엘 나로프 사장은 블룸버그에 "섯불리 판단
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주택과 자동차 쪽 부진이 아직은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전이 효과를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유럽의 서비스 산업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한 예로 뱅크 오브
스코틀랜드가 5일 발표한 서비스지수가 11월중 57.6으로 지난 4개월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음을 상기시켰다.
벤 버냉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지난달 28일 뉴욕 회동에 참석해
"주택과 자동차를 빼면 경기가 전반적으로 균형을 이루면서 안정적인 속도로 확대되
고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 외로 나쁘게 나오자 버냉키의 경기
판단을 '믿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상황이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5일 임금 상승세가 앞서 예상보다 크게 둔화됐음을 지적하면
서 이것이 FRB의 인플레 우려를 완화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CNN 머니는 5일 미 주택업자들을 인용해 '부동산 시장이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제리 하워드 최고경영자는 CNN 머니에 "부동산 시
장이 현재 바닥"이라면서 "내년 1.4분기 회복되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택건설회사 톨 브라더스측도 현 4.4분기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 같다면서도 "
지난 15개월간의 주택시장 침체가 일부 지역에서 바닥을 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주택경기 침체가 앞서 워싱턴 DC와 인접 버니지아주에서 시작됐음을 상기시키
면서 "이곳들에서 회생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선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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