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인 박근혜 전 대표는 5일 당내 대권주자 경쟁과 관련, "남은 기간 검증작업을 다 거치게 될 때 국민이 많은 고민을 해서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대구 계명대 특강에서 이 전 시장과 지지율 격차가 크다는 한 학생의 지적에 대해 "나라를 위한 (국민의) 선택을 위해서는 앞으로 많은 검증작업이 있지 않겠느냐. 그런게 아직 시작이 안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지율 변동은 앞으로 1년여 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자신은 당 대표 재임 시절 여권으로부터 많은 공격을 받으며 검증을 받아왔지만, 이 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그 정도가 덜했던 만큼 앞으로 검증 과정에서 지지율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어 자신의 인기가 `선친(박정희 전 대통령)의 후광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친이 돌아가신 지 몇 십년이 흘렀는데도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은 나라를 위해 일을 잘하고 가셨다는 큰 칭찬"이라고 응수했다.
특강이 열린 계명대 강당에는 정원의 두 배가 넘는 1천500여명의 학생들이 운집했고, 학생들은 특강 후에 `박근혜'를 연호하기도 했다. 한 학생은 박 전 대표의 어릴 적 가족사진을 액자에 담아 선물하기도 했다.
그는 앞선 포항 방문에서는 민심 공략에 집중적으로 나섰다. 특히 포항이 이 전 시장의 고향이라는 점을 의식한 듯 그 간의 `공주' 이미지를 벗고 털털한 모습으로 시민들에게 다가섰다.
죽도 어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상인으로부터 빨간 장화, 조끼와 긴 비닐 앞치마, 그리고 비닐장갑까지 모두 빌린 뒤 직접 손님들을 맞는 `즉석 이벤트'를 연출했다.
그는 "대게 사세요.."라고 외치며 1만5천원짜리 대게 수 십 마리를 순식간에 팔았고, 한 남자손님에게는 "(1만5천원짜리 생선을) 만원에 드릴게요"라고 에누리까지 해주며 10여분만에 27만원의 매상을 올렸다.
박 전 대표는 포항 명물 과메기를 먹어보라는 한 시장상인의 권유에 "제가 과메기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라면서 흔쾌히 과메기를 초장에 찍어먹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영일만 신항 공사현장을 방문해서는 "영일만은 우리 경제기적을 일으킨 시발점"이라며 "지금까지는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L자형으로 발전했지만 이제는 U자형으로 발전해야 한다. 포항은 바로 동해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영일만 신항 남쪽에 선친 재임시절 건립된 포항제철이 있음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는 또 부산이나 포항쪽으로 `열차 페리' 구상을 넓혀갈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뉴라이트 포항연합 창립식에 참석해서도 "황량한 영일만 벌판에 세운 포철은 우리 경제가 세운 기적의 출발점"이라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했다.
이날 박 전 대표의 포항, 대구 방문에는 당 소속 유정복(劉正福) 유승민(劉承旼) 곽성문(郭成文) 최경환(崔炅煥) 서상기(徐相箕) 정희수(鄭熙秀) 의원 등이 동행했다.
한편 뉴라이트 포항연합 창립식에 이 전 시장과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 축하했다.
행사 불참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지난 일요일 저녁 뉴라이트 전국연합 명의의 팩스로 `정치인들은 참석을 자제해 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공문이 왔다"고 설명했고, 손 전 지사측은 "초청장은 받았으나 경북지역 전체 차원에서 하는 뉴라이트 행사가 있어서 거기 가려고 안갔다"고 말했다.
(포항.대구=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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