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승호기자][포스코 "경주장 유지후 개발" vs GS·SK "철거 후 대규모 아파트 개발"]
안산시가 추진하는 3조원 규모 자동차경주장부지 개발사업을 놓고 포스코건설과 GS건설, SK건설이 정면 승부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자동차경주장을 살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를 유치하는 방안을 제시한 반면, GS건설과 SK건설측은 대규모 아파트 개발을 통해 수 천억원의 개발이익을 안산시에 환원하겠다며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안산시는 사동 90블럭 11만평의 자동차경주장 부지에 랜드마크를 조성한다며 3조원이 넘는 대형 사업을 놓고 개발자유제안 공모를 추진했다.
이번 공모에는 포스코E&C, GS·삼성 컨소시엄, SK건설 등 국내 대기업 3개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했다.
이들 건설회사들은 대규모 아파트 상권개발을 포함한 해양테마파크, 호텔, 컨벤션 외에 국제자동차경주장 정상화를 포함한 자동차테마파크 건설 등의 안을 제안했다.
안산시는 당초 지난달 20일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할 사업자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시 관계자들과 의회, 시민 단체들간의 심각한 의견 대립으로 최종 결정을 유보했다.
핵심 쟁점은 시 예산 900억원이 들어간 자동차경주장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달렸다.
3개 회사 중 포스코E&C컨소시엄만이 자동차 경주장을 살려 세계적인 자동차 경주대회인 A1 그랑프리를 유치하겠다고 제안했으며, 나머지 2개사는 대규모 아파트 상권개발을 위주로 하겠다고 제안한 것.
안산경실련과 안산YMCA 등 안산지역 5개 시민단체들은 이번 프로젝트의 최종사업자로 GS·삼성컨소시엄이 유력하다는 사실이 알려진 이후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안산시가 GS건설을 밀고 있으며, 폐쇄적인 행정으로 특정업체 밀어주기식 의혹을 사고 있다"며 공개·투명행정을 촉구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안산시가 GS·삼성 컨소시엄을 위해 도시계획 조례 개정 상정안으로 맞춤식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며 "엄청난 시 예산이 들어간 자동차경주장을 철거해 아파트를 짓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들은 자동차경주장 살리기를 위해 '안산서킷 살리기 범국민 운동본부(공동대표 윤철수)'까지 결성했다.
안산서킷본부 윤철수 공동대표는 "안산서킷이 정상 가동될 경우 안산시는 우리나라 최대의 자동차 클러스터로 거듭날 것"이라며 "특히 수도권 배후도시로서 연간 300만명 이상의 관광객 유치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안산시의 '자동차경주장'에 대한 입장이 어떻게 결정될 지를 주목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철저'를 통한 대규모 아파트 개발로 방향을 잡는다면 GS·삼성컨소시엄이 유리한 상황이다. 반면 '유지'를 통한 자동차테마파크 건설로 입장이 정해진다면 포스코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안산시가 시민단체들의 의견을 어떻게 수용할 지가 최대 관심사"라며 "최근 김문수 경기도지사까지 자동차경주장 유지를 촉구하고 나선 만큼 포스코 컨소시엄측이 다소 유리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호기자 simonlee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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