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孫鶴圭) 전 경기지사는 4일 "당내에 '(현재) 이 구도 안에서 뽑으면 되겠지'라는 분위기가 만연하고 있는데 이것은 `쥐약'이 될 수 있는 잘못된 분위기"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이날 충북 청주를 방문, 기자간담회를 갖고 "여권은 집권을 위해 지역적.이념적으로 포위 전략을 쓸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이 것을 `내가 여기 있소' 하면서 막을 수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여권은 지금 정치적 공백 상태다. 상대방이 없는데 지지율이 얼마나 나오는 지가 뭐가 중요하느냐"며 "이번 선거도 (과거와) 마찬가지로 시대정신을 얼마나 파악하고 선거에 임하느냐가 승패를 판가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 시대정신은 역사와 씨름하며 선진화를 추구하고 글로벌 시대를 대변한다"면서 "말로는 누구나 다 이렇다고 할 수 있지만 실제 국제적 시야를 갖고 과거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을 포용할 구체적 행적과 실적을 갖고 있느냐로 판단해야 한다"며 다른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손 전 지사가 `본선 경쟁력'을 연일 강조하는 것은 차기 대선이 가까워올수록 지지세가 자신에게 몰릴 것임을 확신하는 `자신감'의 발로라는 게 측근의 설명이지만 일각에선 계속되는 지지율 답보 상태를 타개하려는 전략의 하나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손 전 지사는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한반도 대운하',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의 `열차 페리' 공약과 관련,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 "어떻게 판단하고 취하느냐, 말 것이냐 하는 그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이념성향, 지지층 등이 겹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는 원희룡(元喜龍) 전 최고위원의 대선후보 경선 출마설과 관련해선 "자세한 내용을 듣지 못해 잘 모르겠다"고만 말했다.
이어 손 전 지사는 서원대에서 열린 초청특강에서 "2007년 대선의 의미는 우리의 위치를 바꿔놓는 일"이라며 "어디로 가는 지 모르고 표류하는 난파선 처럼 우왕좌왕하는 위치에서 선진국으로 가는 위치로 바꿔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내 위치를 그런 일들을 실행하기 위한 선봉에 갖다놓기 위해 열심히 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손 전 지사는 수동 달동네 빈민촌 내에 위치한 이정조(65)씨 부부의 집을 찾아 격려한 뒤 내덕동 KT&G 연초제조창 앞에서 김영호 청주의료원장, 송영수 건강보험공단 부장 등 의료복지 분야 관계자들과 `비전 투어 버스토론'을 열었다.
문민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손 전 지사는 의료산업 개방과 관련, "우리 사회 모두가 개방화로 가는 추세를 거역하지 못할 것"이라며 "꽁꽁 막고 있다고 해서 우리 의료산업 기술과 체제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열어놓고 경쟁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청주=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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