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전병윤기자]증시가 거침없이 오르자 펀드매니저들도 주식투자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주식형펀드의 월 평균 주식편입비율은 1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만큼 주식 '사모으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31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주식형펀드의 5월 평균 주식편입비율(5월28일 기준)은 92.04%로 지난 2005년 12월(92.98%) 이후 17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펀드매니저들이 올초 증시 조정탓에 주식편입비율을 낮췄다가 상승세를 보이자 주식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월말 주식형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88.54%까지 떨어졌다. 증시 조정과 펀드 환매가 잇따르자 돈을 내주기 위해 주식투자를 줄인 대신 유동성 자산 비중을 늘렸다.
이후 꾸준히 주식투자를 확대했다. 증시 상승을 점쳐, 주식을 사모아 수익률을 높이려는 전략이다. 결과적으로 펀드매니저들의 예상대로 증시는 상승세를 탔고 지난 4월 주식형펀드의 1개월 평균 수익률은 7.98%(연 환산 95.76%)에 달하는 고수익을 올렸다. 같은기간 코스피지수가 6.42%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을 앞선 셈이다.
최근 주식형펀드 환매에 따른 부담감이 줄었다는 측면도 적극적인 투자에 힘을 싣고 있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본부장은 "코스피지수가 1500 후반이었을 때 환매가 몰려 펀드매니저들이 주식비중을 낮추고 현금(유동성 자산)보유를 늘려야 했다"면서 "하지만 1700선까지 쉼없이 오르자 자금유입도 순증가로 돌아서는 등 환매 부담이 줄어 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주식형펀드는 시황이 안 좋으면 주식 편입비를 낮추는 전략을 사용하지만 변동폭이 10%포인트 내외에서 움직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주식편입비율 조정보다 어떤 업종과 종목의 투자비중을 더 두느냐가 수익률 성과를 좌지우지 한다"고 설명했다.
시황에 따라 주식편입비율을 늘렸다 줄였다 반복하는 것은 수익률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증시가 조정을 겪을 때 주식편입비율을 낮추면 수익률 방어에 도움을 주겠지만 반대로 상승할 땐 소외될 수 있다"면서 "시장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주식편입비율을 일정수준 유지하는 편이 수익률 제고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와 주식형펀드 주식편입비율 추이
전병윤기자 byj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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