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김능현기자]"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렸을 때 미국의 정치인들은 세상이 뒤집어진 듯 호들갑을 떨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도 정치인들은 중국 경제성장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는 오류를 되풀이하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은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 경제의 영향력에 대해 병적인 우려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의 칼럼을 소개한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히스티리 증세가 올해 들어 집단적 흥분상태로 바뀌고 있다. 미국 정부는 막대한 대중 무역적자를 하루빨리 해소하려는 조급증에 빠져 있다. 미 재무성은 온 종일 중국에만 매달려 있다.
월드 퍼브릭 오피니언(WPO)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60%가량의 미국인들은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이 언젠가는 선진국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을 포함한 12개 나라의 국민들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또 중국의 경제발전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WPO 편집자인 스티븐 쿨은 "특히 충격적인 사실은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을 경우 국제관계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판 속죄양
내년 대선의 해를 앞두고 중국에 대한 공세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미국 정치인들에게 아주 편리한 속죄의 염소(고대 유태에서 속죄의 날에 아자셀에게 바친 염소)이다. 이들은 미국의 임금이 오르지 않은 이유를 중국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마치 20년전 경기둔화의 책임을 일본으로 돌렸듯이.
미국은 과거 핵무기를 통해 소련의 팽창을 억제했듯 위안화 절상을 무기로 중국의 확장을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스푸트니크 호 발사 후 소련이 경제적, 정치적, 기술적인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이 판명됐다.
합리적인 자세가 요구된다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합리적인 자세를 요구한다. 중국의 부상은 그 동안 잠들어 있던 이웃 나라까지 깨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저평가된 위안화 때문에 미국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아우성치고 있을 때 중국은 미국의 국채를 대량으로 사들여 미국에 자금을 수혈하고 있다. 중국 덕에 미국의 이자율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으며 미국 소비자들과 기업들은 싼 값에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만일 중국 경제가 미국을 앞지른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워싱턴의 정치인들은 세계의 지배권을 놓고 중국과 경쟁하길 원치 않겠지만 중국과 같은 개발 도상국의 부상은 제로 섬 게임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인들의 생활수준 향상은 글로벌 경제의 규모를 더욱 확장시킬 것이고 미국인들도 일정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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