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이학렬기자][코스피 첫 1700돌파…선진시장 레벨업 가능]
한국증시가 시가총액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1700을 돌파, 5월 한달동안 1600, 1700을 돌파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전문가들은 선진증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19포인트(2.30%) 오른 1700.91을 기록했다. 1600을 넘은지 한달로 안돼 1700까지 넘었다. 5월에만 두 개의 라운드 넘버를 경신한 셈. 5월 월간 상승률은 10.29%로 지난 2005년11월 12.03% 오른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높다.
코스피지수가 1700을 돌파함에 따라 코스피시장의 시가총액은 835조727억원을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은 94조7834억원으로 두 시장을 합친 한국의 시가총액은 929조7834억원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인 927.7원을 적용할 경우 시가총액은 1조22억달러로 1조달러를 넘었다.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은 것은 신흥시장에서는 중국, 러시아, 인도에 이어 4번째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중국, 인도에 이어 4번째로 시가총액이 많다.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시가총액은 18조6500억달러(블름버그 기준)다. 일본(4조8700억달러), 영국(4조100억원달러), 프랑스(2조8300억달러), 중국(2조3100억달러)등이 시가총액이 높은 나라다.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넘어섬에 따라 선진국 증시로 레벨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중국 등 브릭스시장이 커짐에 따라 한국의 선진증시 시장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가총액 1조달러 돌파는 지난해 신흥시장에서 잃었던 주도권을 되찾게 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증시는 이미 선진국증시에 진입했다는 주장도 있다. MSCI 기준상 한국은 상위 12위의 증시이기 때문이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 선진증시나 다름 없는 상황"이라며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될 경우 명실상부한 선진증시에 올라서게 된다"고 주장했다.
주식시장의 급등은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과 저금리에 기초한 풍부한 유동성때문. 주식시장의 유동성은 13조원에 육박하는 고객예탁금이 우선 증명하고 있다. 간접투자 붐도 무시못한다. 29일 기준으로 간접투자 설정잔액은 244조4250억원이다. 풍부한 유동성은 거래대금으로 표현됐다. 이날 거래대금은 두 시장을 합쳐 10조원에 육박했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상무는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경제가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알려지면서 S&P500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중국증시 조정보다 더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4월 경기선행지수 전년동월비가 지난달대비 0.3%포인트 상승해 내수경기 회복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을 입증한 것도 지수상승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오 파트장은 "투자심리가 미국증시와 중국증시에서 원하는 것만 택할 정도로 호전돼 있다"며 "빠른 속도에 대한 걱정은 남지만 장기적인 상승추세는 변함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의 시가총액은 이미 지난해 GDP를 넘어섰다. IMF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GDP는 8883억달러로 시가총액보다 1000억달러 이상 적다.
이학렬기자 toot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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