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유일한기자][中급락 외면하고 美따라 랠리...단기조정 전망 확산]
'언제까지 오르는 거에요?'
'지금 들어가도 늦지 않느냐?'
'조정은 언제 오느냐?'
요즘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다. 그러면서 '어떤 종목이 좋을까?'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하나같이 답이 어려운 질문이다. 일부는 답이 없는 것이다. 중요한 의미는 개인투자자들의 직접투자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반영한다는 점이다. 증시도 연일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면서 매수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31일 코스피지수는 3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며 1700에 바짝 다가섰다.
너무 빨리 오르고 있다는 부담은 인정한다. 그래서 조정이 언제든 올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렇지만 주식을 팔라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포트폴리오 조절에는 찬성하지만 현금비중 확대 전략은 더 좋은 기회를 차단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주가는 과열처럼 보이는 국면에서 가장 빨리, 크게 튄다.
증권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으며 이날 들어서는 조선 에너지 철강주가 다시 급등했다. 새로운 주도주가 형성되는 동안 기존 주도주는 조정을 마치고 재빨리 랠리에 동참하는 국면이다. 신세계, 롯데쇼핑 등 대표 내수주도 급등세다.
현대건설, 현대상선, 현대증권, 대우증권, 하이닉스, 포스코, KT&G, 우리금융 등 대기업의 M&A는 주가상승의 활력소다. 이들 대형주가 오르면 지수도 가벼워진다. 주식을 팔기보다 덜 오른 주식,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주식을 사야할 때라고 판단한다.
과거를 보면 매수가 어렵다. 바닥에서 수백%의 상승률을 기록한 종목이 부지기수다. 단기급등의 부담을 의식하면 매수가 불가능하다. 펀드가입도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채권형펀드나 은행 적금을 들 것인가.
급등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사야한다는 2명의 견해를 소개한다.
장득수 슈로더투신운용 CIO(전무)는 "코스피가 올들어 15.8% 오르며 해외펀드보다 훨씬 나은 수익률을 내고 있다. 상당히 예상밖이었다"고 전제하고 종목별로 보면 현대중공업, SK, 철강주가 적정한 가치에 근접하는 가운데 국내 경기 회복 소식이 전해지자 탄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장 전무는 "중국시장이 전날 급락했지만 미증시 랠리로 코스피가 급등, 투자자들이 흥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며 "분명한 것은 따라가기도 어렵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장 전무는 삼성전자의 약세에 주목했다. 88년 증권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지 사실상 처음보다는 장기간의 '언더퍼폼'이 전환할 가능성을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2분기 실적이 바닥을 확인하고 개선되는 것이라면 지금 조금씩 사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장 전무는 "시가총액이 10%에 가까운 삼성전자를 국내펀드 일부는 5% 미만으로 비중을 낮추었다"며 "추격매수를 부추기고 싶은 마음은 절대 없다. 덜 오르고 소외된 종목중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주식을 사야한다"고 당부했다. 장 부장은 "중국 증시가 3배 올랐고 코스피도 연일 급상승하고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 1000에서 1만까지 급등한 장기흐름, 80년대 중반 이후 코스피지수의 급등을 보면 두렵지만 오를 때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1980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한 김지환 현대증권 산업분석부장. 그는 "금리의 절대수준이 너무 낮아 다른 자산이 올라가는 형국"이라며 "밸류에이션이 높을 때 거래가 많아지고 주가가 급등하면 과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지금은 밸류에이션이 낮다"고 강조했다. 금리 수준에 비교할 때 코스피 PER가 현재 12배이지만 적정한 수준은 13.5배라고 제시했다. 김 부장은 "주가는 오를 때 예외없이 과열 기미를 보이는데, 밸류에이션이 낮다면 구분해야한다. 외형적으로 똑같이 보이기 때문에 잘못 판단할 수 있지만 지금은 낮은 밸류에이션이 적정한 수준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주가는 유통시장의 과열 징후가 아니라 적정한 가치를 보고 판단해야한다는 지적이다.
(동부증권 제공)
밸류에이션을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절해야 한다는 견해는 합리적이다. 비싼 주식은 작은 악재에도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부증권 임동민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볼 때 기존 주도주는 차익을 실현하고 금융 자동차 유틸리티 통신 비중을 늘려야 한다. IT는 업황 회복을 확인하고 사도 된다"며 "외국인의 현물과 선물매도, 개인중심의 매수를 고려할 때 단기 조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유일한기자 only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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