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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병근기자]나날이 다양한 기능이 추가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휴대폰이 최근에는 악기로서 인기를 얻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9일 보도했다. 휴대폰의 버튼 하나하나가 갖는 음(音)이 사람의 손을 통해 음악으로 승화되고 있는 것.

시카고에 사는 현대 고전 뮤지션 윤보라(여, 27세)양은 연주회 무대에 올라 휴대폰을 꺼내 든다. 그는 휴대폰 플립을 연 후 버튼을 마구 두드리기 시작한다. 전화를 거는 게 아니다. 그는 음악 연주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시카고에 사는 윤보라양은 5살때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다. 뉴욕 이타카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한 그는 대학 시절 전자 음악에 심취한 후 전자 뮤지션의 길을 걷고 있다.

윤양은 특히 삼성 제품 '2004 E-105'를 고집한다. 영국의 고전 음악가들이 개척한 장엄한 사운드를 삼성 모델이 가장 비슷하게 연출한다는 이유에서다.

휴대폰을 이용한 전자 음악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휴대폰 음악이 음악으로 다가서지 않을 수도 있다. 윤양은 그러나 "다른 악기들과 조화롭게 새로운 화음을 창조해내는 휴대폰 음악에 곧 익숙해 질 것"이라고 말한다.

일부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에게 휴대폰은 락과 힙합은 물론 근대 고전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자리매김했다. 빨래판 양동이 접시, 심지어 톱도 악기로서의 제 역할이 있는 마당에 휴대폰이라고 못할것이 없다는 논리다.

제프리 라이트 존스홉킨스 대학의 컴퓨터음악 전문가는 "휴대폰이 이렇게 연주해낼 수 있다니 놀랍다"면서도 "휴대폰이 그러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이미 휴대폰 음악 연주의 경지에 다다른 뮤지션들도 있다. 오스트리아의 록 밴드 '핸디댄디'(Handydandy)는 독일어로 휴대폰을 의미하는 '핸디'(Handy)를 본따 이름을 지었다.

핸디댄디는 유럽과 세계 전역을 돌며 전자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이 밴드의 연주회에서는 일반적인 악기를 찾아 볼 수 없다. 목에 걸린 소니 에릭슨의 휴대폰만 보게 될 뿐이다. 이들은 휴대폰 버튼을 선율에 맞춰 눌러대며 에릭 클랩튼이나 카를로스 산타나의 곡을 훌륭하게 연주해낸다.

밴드 멤버 각각의 휴대폰은 가까운 곳에 놓여 있는 노트북에 무선으로 연결돼 있다. 휴대폰 버튼을 누르면 동시에 컴퓨터가 다소 왜곡된 화음을 쏟아낸다. 핸디댄디는 자신들의 음악을 '블루투스 록'(Bluetooth Rock)이라 이름 지었다.

심지어 교향악단도 휴대폰 음악 연주를 시작했다. 시카고 소교향악단은 지난해 가을 "휴대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소협주곡"(Concertino for Cellphones and Orchestra) 제하의 제20회 연주회를 가졌다. 교향악단의 휴대폰은 브람스를 비롯한 여러 작곡가들의 고전을 연주해냈다.

음악 전문가들은 휴대폰이 애초 자연스러운 음악 도구라고 말한다. 휴대폰 내부의 음(音) 합성 장치기능이 음악 도구의 기능과 유사해 음악적 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김병근기자 bk7@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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