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성보경 프론티어M&A 회장 ][[성보경의 M&A칼럼]M&A와 세계 트러스트의 대결]
한국의 투자금융업계가 잠자고 있는 사이에 세계투자금융가들은 거대한 독점트러스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처럼 세계투자금융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략을 짜고, 각국에 투자한다면 다가올 국제적인 독점트러스트의 희생양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사모펀드들에 의해 세계 거대기업의 경영권이 장악되고 있다. 전세계는 거대 인수합병(M&A) 열풍에 빠져있고, 거대 다국적기업들의 경영권이 사모펀드 운영자들에 의해 지배되는 추세다. 또 각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자본과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거대 다국적기업의 경영권을 좌지우지하기 위한 M&A가 형성되고 있다. 이는 민간자본과 국가자본이 새로운 세계경영권지배를 위해 경쟁하는 초기단계의 출현을 의미한다.
'거대 중국'의 출현으로 세계 다국적기업들은 엄청난 자산 디플레이션을 겪었고, 이로 인해 전세계 산업자본들은 초토화됐다. 세계 각국의 정부들은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엄청난 규모의 통화량을 확대했고, 이로 인해 금융자본가들은 초토화돼 있는 산업자본의 경영권을 헐값에 매입했다. 금융자본가들은 초토화된 산업자본의 경영권 가치를 높이기 위해 신기술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원자재를 독점해 가격을 담합하고, 각국의 정부에 대한 모라토리엄 위기를 조장하며, 식량위기나 에너지 위기 등에 대한 경고로 가격을 높이는 행위를 조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권력에 의해 조성된 자본과 민간자본에 의해 조성된 투자금융자본이 마지막 머니 게임을 치르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형국이다. 우물안 개구리에 불과한 한국의 투자금융은 이런 전선의 변방에 놓여있는 것이다.
세계 독점트러스트의 형성에 의한 머니 게임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1910년대에 있었던 상황을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정부권력과 민간투자금융자본이 대결의 시나리오로 모방하고 있는 전략이 이 시기의 것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이다.
1910년대는 다방면에서 국제적인 카르텔이나 트러스트가 결성된 시기다. 그러다 1920년대 후반에 닥친 경제공황에 의해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하게 된다. 1910년대는 해상운송, 철도, 석유, 주식회사의 의결권, 금융, 자동차, 광산, 철강, 전기, 전신, 화학분야 등 산업 전분야에 걸쳐 카르텔이나 트러스트가 형성됐다. 카르텔이나 트러스트는 자본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쟁력 유지방법이었으며, 부를 창출하는 기법으로 분야별 1위의 기업에 의해서 주도됐다.
해상운송분야에서의 국제 카르텔은 영국, 독일, 노르웨이, 덴마크의 해운회사들로 결성된 범선소유주위원회,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스페인, 벨기에, 덴마크, 노르웨이, 스위스, 러시아, 핀란드의 기업들에 의해 결성된 발틱운송협의회, 모건 그룹의 주도로 미국, 영국, 독일의 기업들에 의해 구성된 모건 트러스트 등이다. 모건 트러스트는 미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증기선을 독점함으로써 엄청난 이득을 취했다.
광산분야에는 유태인 기업가 오펜하이머 그룹에 의해 주도된 카르텔이 가장 많았다. 국제아연사업가연맹, 독일, 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미국의 기업들에 의해 결성, 유럽 생산량의 92%를 독점한 국제아연신디케이트, 국제아연제련소협의회 등이 있다.
철강분야에는 독일과 벨기에, 프랑스 등의 철강기업들의 신디케이트로 결성된 국제철강기업소유주카르텔, 미국철강트러스, 베들레헴철강회사, 쿤롭철강회사 등으로 결성된 국제철강협의회, 독일, 오스트레일리아, 벨기에, 미국, 멕시코, 영국의 납제조업자들이 만든 국제납생산업자협의회 등이 유명하다.
이외에도 독일의 알게마이네전기, 미국의 제너럴전기, 영국의 톰슨, 프랑스의 휴스톤전기 등에 의해서 결성돼 세계 전기기업네트워크를 형성한 국제전기카르텔, 국제염화석회카르텔, 국제아교제조카르텔, 국제붕산염카르텔, 국제카바이드신디메이트, 국제화약 카르텔, 국제등유카르텔, 유럽원유생산카르텔, 국제면직업카르텔, 국제직물카르텔, 국제유리제조업카르텔, 국제도자기카르텔, 국제제지카르텔, 국제석재업카르텔, 국제점토업카르텔, 국제고무제조카르텔, 국제코코아카르텔, 스탠다드오일트러스트, 카네기철강트러스트, 모건의결권트러스트, 국제구리생산자트러스트, 국제바나나트러스트, 국제송수관트러스트, 국제금속트러스트, 국제과일생산자트러스트, 미국주식금융트러스트 등 전세계는 카르텔과 트러스트를 결성하기 위한 협회, 협의회, 연맹 등을 결성하고 가장 강력한 M&A를 추진하는 열풍이 몰아 닥쳤다.
1900년대부터 1920년대까지는 가장 강력한 독점지배가 형성된 시기다. 시장독점 지배구조의 정점에는 영국의 로스차일드 그룹이나 미국의 모건 그룹과 같은 거대한 투자금융회사가 있었고, 가장 국제화된 투자금융제국들에 의해 강력한 국제 카르텔이나 국제 트러스트가 만들어져 국가권력보다 힘의 우위를 점하는 세상이 됐다.
세상이 바뀌자 세계 각국에서는 국제 금융자본트러스트가 결성되기 시작한다. 그리고 국제경제계는 집단적소유지배체제가 형성돼 국제금융황금기(Golden International of Finance))의 시대가 된다.
현대에도 민간업자의 사모펀드와 국가권력의 연금 및 기금이 거대 다국적기업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M&A전쟁에 돌입하고 있다. 우리는 위에서 열거한 카르텔이나 트러스트의 사례를 정밀 분석해 다가오는 M&A전쟁에서의 생존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글쓴이 : ㈜프론티어 M&A 회장 성 보 경(merger@merger.co.kr)
성보경 프론티어M&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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