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 악화로 최악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미국 역사가들로부터 후세 어떤 평가를 받게될까.
지난 1948년 하버드대의 아서 슐레진저 교수가 55명의 사가들에게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의뢰한 이후 일반이 관심을 끌어온 역대 대통령의 평가는 최근 최악의 지지도를 보이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역사적 평가및 '등급'에 관한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가 3일 일요판에서 전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부시 대통령에 대해 냉혹하다.
대부분 사상 최악의 대통령이거나 '최악의 대통령 5걸', '백악관 불명예 전당 헌액'등 재임 6년간의 치적에 혹평을 가하고 있다.
콜럼비아 대학의 에릭 포너 교수는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단연 부시 대통령을 '최악'으로 꼽고 있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평가의 주요 항목들은 도덕성,결단력,부정부패,초법적 오만,전쟁등 대규모 재앙초래등이며 포너 교수는 부시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이 재임중 저지른 이같은 실수들을 교훈으로 삼기는 커녕 '종합적'으로 저질렀다고 비판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 평가에서 최저수준으로 평가받고있는 대표적 대통령은 남북전쟁 직전 재임한 제임스 부캐넌과 프랭클린 피어스,그리고 남북전쟁 직후 재임한 앤드루 존슨 대통령등으로 전임 두대통령은 전쟁 이전 사실상 남과 북이 분열 단계에 들어섰는데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관, 결국 대전쟁을 초래한 실책을 지적받고있다. 전후 링컨 후임인 존슨 대통령은 흑인 권리 인정을 거부해 오히려 역사를 후퇴시킨 대통령으로 지적받고있다.
이어 워런 하딩및 캘빈 쿨리지 대통령은 부정부패로, 그리고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첫 중도 하차한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헌법을 무시하고 초법적 권력을 남용한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포너 교수는 부시 대통령의 경우 전쟁포로를 다루는 가운데 피의자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등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고 비밀 교도소를 운영하는등 법을 무시한 독선적인 스타일로 오히려 미국의 명예를 훼손하고 국제적 고립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전시중 대통령의 행위에 대해 가급적 판단을 유보해왔으나 포로들에 대한 약식재판의 위헌을 지적한 것은 부시 행정부가 얼마나 법을 위반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아울러 부시 대통령은 명분도 없는 이라크전을 감행해 결국 국가적 재앙을 초래했으며 대통령의 독단으로 전쟁을 감행한 제임스 폴크 대통령과 비견되나 폴크 대통령은 멕시코와의 전쟁을 통해 미국의 영토를 확장하는데 성공해 오히려 '위대한 ' 대통령 반열에 접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포너 교수는 결국 부시 대통령이 실패한 전임 대통령들의 지도력과 잘못된 정책및 권력 남용등을 '복합'적으로 저질러 현재로선 최악의 대통령이라는 평가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튤레인 대학의 더글라스 브링클리 교수는 대통령들의 경우 '바람부는대로 순항하는' 타입과 기상과 관계없이 목표를 향해 직선으로 질주하는 '잠수함형' 대통령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전자로서 빌 클린턴,존 F 케네디,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을, 후자 사례로 해리 트루먼과 로널드 레이건, 그리고 이들 두 대통령을 추종하는 현 부시대통령을 지목했다.
잠수함형의 경우 정책이 옳은 것으로 판명될 경우 문제가 없으나 부시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은 잘못된 정책을 그대로 고집함으로써 결과과 더욱 불리해졌다는 것.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를 강행하고 레이건 대통령은 반공 군비경쟁을 추진했으나 이는 결국 일본의 항복과 소련의 해체라는 결과를 가져와 옳은 정책으로 평가받고있는 반면 이라크 전은 국가적 재앙을 초래한 잘못된 정책이 판명다는 것.
부시 대통령은 또 베트남전으로 혹평받고있는 린든 존슨 대통령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있는데 존슨 대통령은 베트남전으로 비난을 받고있으나 대신 국내정책면에서는 민권법과 의료보장등 치적을 평가받고있다.
부시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도 별 평가를 받을만한 치적이 없다는 지적인데 특히 남부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강타당한 상태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박대한 전비지출로 복구작업에 예산을 제대로 투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브링클리 교수는 이라크전을 마치 '진주만을 기습당한 후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선전포고'한것과 같은 방향이 잘못된 전쟁이라고 일축하고 이라크전은 필수가 아닌 '선택사안' 이었으며 '부시의 전쟁'이라고 혹평했다.
뉴 아메리카 재단의 마이클 린드 선임연구원은 부시대통령이 사상 최악의 대통령은 아니며 대신 최악의 대통령 5위에 해당한다고 비꼬았다.그는 최악의 대통령으로 남북전쟁 직전의 부캐넌 대통령과 직후의 앤드루 존슨,대통령으로 사상 처음으로 백악관 외부에 '범죄조직'을 운영한 닉슨 대통령, 그리고 건국 초기 프랑스편을 들어 불필요하게 영미전쟁을 유발한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에 이어 5번째라고 등급을 매겼다.
이들 전문가들은 아직 임기가 2년 남은 부시 대통령에게 '오사마 빈 라덴 사살''김정일 핵포기'등 사태 반전 요소들이 남아있기는 하나 지난 6년간의 실적만으로 이미 최악의 대통령 반열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김병수 특파원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