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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인 신흥부호 미술투자 열풍. 부익부 심화

  • 연합
  • 등록 2006.12.02 15:00:09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미술품 투자열풍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2일 보도했다.

중국공상은행이 10월에 실시한 주식공모에는 무려 5천억 달러가 몰렸다. 은행측은 당초 220억 달러 정도를 예상했었다. 홍콩 크리스티가 이번 주 실시한 경매에서는 "제비" 그림이 그려진 18세기 청조시대의 자기 한 점이 1천940만 달러에 팔렸다. 이 가격은 청조시대 자기로는 사상 최고기록이다.

이런 현상들은 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투자 열풍의 한 단면일 뿐이다.

크리스티 경영책임자인 에드워드 돌만은 "경매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세계적으로 일어날 일의 전조"라면서 "이런 현상은 넘쳐나는 현금에서 비롯된 것으로 미술품을 팔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는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올해 홍콩에서 실시한 봄과 가을 경매에서 3억6천300만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2003년 매출액은 1억 달러에 불과했다.

1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홍콩 경매를 10월에 마친 경쟁업체 소더비도 2억4천6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두 업체 모두에서 금박을 입힌 15세기 초 티베트인의 조각에서부터 현대 중국 유화에 이르기까지 과거 기록이 단숨에 깨졌다.

돌만은 현재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미술품 투자 열풍은 중국과 인도의 신흥부호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이들의 열정에도 불구, 그들은 아직 서양 부호에 맞먹는 수준의 투자를 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매가 미국, 유럽, 아시아 어디에서 열리든 크리스티는 구매자가 등록한 주소를 토대로 지역매출 총액을 산출하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부와 자본의 흐름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조세천국 때문에 통계가 상시적으로 왜곡되기는 하지만 아시아인 구입자는 세계 전체 미술품 수요의 10% 정도를 차지한다.

아시아뿐 아니라 세계 어디서든 부자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미술품 소비 능력은 두드러지게 확대되고 있다.

실례를 보자. 17만명을 고용하고 있는 골드만삭스, 모건 스탠리, 메릴린치, 리만브라더스, 베어스턴스 등 미국 5대 투자은행은 올해 총 360억 달러의 보너스를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를 근거로 활동하는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는 5대 투자은행 전체 종업원의 보수총액이 550억-6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베트남의 국내총생산과 맞먹는 금액이다. 파버는 "뭔가 좀 이상하다"면서 "중산층의 유동자산은 그대로인데 골드만삭스 직원의 유동자산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돌만은 "중국과 러시아, 미국 월가, 런던, 인도에서 그렇게 많은 돈이 나오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늘 잘 될까 마음을 졸이지만 우리 고객 대부분은 언제나 (미술품을 살)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객들이 자신의 부의 원천 곧 수익이 안정돼 있다고 확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1980년대 말의 미술품 투자 열풍은 예술품 소비자로서의 아시아의 잠재력을 보여줬다.

일본 자금은 1987년 주식시장 폭락 이후 미국과 유럽의 수요감소로 침체된 미술품 시장을 2년 동안 지탱하는 역할을 했다. 돌만은 "일본인들이 상대적으로 작은 시장에 엄청난 돈을 들고 뛰어드는 바람에 시장이 비정상이 됐었다"고 회고했다. 이 덕분에 당시 아시아인은 세계 미술품 구매의 대략 3분의 1을 차지했다.

크리스티는 향후 5년 이내에 아시아가 다시 미술품 시장의 30-35%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려면 일본인이 전에 그랬던 것처럼 중국과 인도의 바이어들이 자기 지역을 초월해 미술품에 관심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

홍콩 부동산 재벌 조지프 라우는 지난달 상당히 중국적이지만 전형적인 현대 미국 대중미술품을 사들였다.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그가 산 작품은 미국 팝미술가 워홀 작품인 마오쩌둥(毛澤東)의 초상화였다. 이 작품은 워홀의 작품 경매가로는 최고를 기록했지만 돌만은 싸게 팔렸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l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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