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1978년 완성된 금수산기념궁전(일명 주석궁)과, 지난 1996년 완성된 별관에 사망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받은 선물 27만여점을 전시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 평양발로 보도했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후에도 김일성 선물을 계속 접수받고 있으며 작년에 그 숫자가 22만1천411점을 기록했다고 북한 안내원의 말을 인용해 통신은 보도했다.
김일성 주석이 받은 선물 가운데는 지난 1945년 스탈린이 선물한 방탄열차를 비롯해 미국의 빌리 그레이험 목사가 준 박제 새, 독일 작가가 제공한 베를린 장벽 벽돌, CNN 설립자인 테드 터너가 제공한 CNN 로고가 새겨진 서진(書鎭), 처형당한 루마니아의 독재자 차우세스쿠가 전해준 박제 곰머리 등이 있다.
금수산 기념궁전 별관에 전시돼 있는 김정일의 선물은 모두 5만5천423점으로 이 가운데는 지난 1998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전달한 다이너스티 승용차와 한국의 가구업체인 에이스침대가 제공한 가구도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시아에서는 `선물 주고받기 관행'이 잘 정착돼 있다고 지적, 북한 경제의 피폐화에도 불구하고 김일성 부자가 선물을 받은 만큼 다른 사람들에게도 제공됐을 것임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또 통신은 지난 1990년대 북한이 군복무 신체조건을 키 150cm, 몸무게 48kg 이상에서 키 148cm, 몸무게 43kg 이상으로 하향조정했다는 한국 국가정보원의 자료와 북한에서 식량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 2004년 조사한 결과 북한 어린이 37%가 고질적인 영양실조에 걸린 점을 지적하며 북한당국이 주민의 삶보다 김일성부자 정치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음을 지적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연구원은 북한은 외국 원조 덕분에 절약된 돈을 카자흐스탄으로부터 군 항공기 구입과 김일성과 아들 김정일 기념물을 세우는 데 사용했다면서 "북한 체제가 지난 1990년대 수준의 식량수입을 유지했다면 북한 식량난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연합뉴스) bing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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