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은 경의선.동해선 남북열차 시험운행을 계기로 대륙횡단철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장관은 16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도산아카데미 조찬 강연에서 "완전개통을 위한 사전 단계로 17일 남북 열차시험운행을 실시한다"면서 "이는 남북철도 정상 운영을 위한 기술적 토대가 마련됐다는데 의미가 있으며 향후 남북 철도 정식 개통과 더불어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연결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북측의 의지만 있으면 올해 하반기 남북철도 개통이 가능하다"면서 "개통 초기에는 경의선은 개성공단 소요 자재, 생산물자를 수송하고 동해선은 금강산 관광객 수송에 이용할 계획인데 북한 전체와 대륙횡단 철도를 이용하려면 북한의 철도 실태 조사와 현대화 사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남북철도의 본격적인 운영을 위해 남북철도공동운영위원회를 북측에 제의해 운영하려고 한다"면서 "남북 철도 전문가들로 이 위원회를 구성해 철도 개통 운영과 관련해 제도도 마련하고 기술적인 문제도 협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북한 철도 현대화를 지원하더라도 대륙철도 연결에 기여하는 방법으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동안 원칙적인 수준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논의로 전환할 생각으로 남측, 북측, 러시아 3자 철도 모임을 재개하고 3국 철도장관 회의 개최도 필요성 여부를 분석해 관련국과 협의하겠으며 3국 철도운영자회의를 정례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그동안 섬 아닌 섬나라처럼 대륙과 단절돼 해상운송에 국한됐는데 철도운송으로 전환하면 물류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인천-남포 남북물자 수송을 해상에서 철도운송으로 바꾸면 운임은 4분의 1로 절감되고 운송일수는 5-6일에서 1-3일로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남북교역량 757개 품목 가운데 철도 운송 품목은 3% 정도 밖에 안된다"면서 "TSR가 연결되면 북측으로서는 통과수입이 발생하고 남측은 광양이나 부산항 물동량이 늘어나 남측은 연간 1억달러, 북측은 1억5천만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그는 "1984년 6월에 김일성 주석이 벨기에 노동당 중앙위원장과 담화에서 남북철도 연결의 효과가 연간 15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 북측은 남북철도 연결을 김일성 유훈사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TSR와 중국횡단철도(TCR)가 시설이 잘 돼있어 활용할 수 있는 노선"이라면서 "하지만 TCR은 중국 자체도 포화상태라서 물동량을 그쪽으로 통과시키기 힘들어 지금으로서는 TSR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는 "긍정적인 것은 러시아가 TSR 연결에 매우 적극적이라는 것으로 한러 정상 회담에서 한국 종단철도와 TSR을 연계하자고 러시아가 제의를 했다"면서 "러시아는 일본과 한국의 물동량을 유치하고 시베리아를 개발하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 장관은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일부 언론은 집값이 바닥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집값 하락의 초기 국면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며 버블붕괴가 아니라 큰 거품의 일부가 빠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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