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 28-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6자회담 북.미 수석대표 협의에서 "북한으로서는 미처 검토하지 못하고 나온 내용이 포함된" 공식 제안을 북한측에 처음으로 했다고 한국 정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30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베이징 주재 한국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가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 무성 부상에게 북한이 '조기수확(early harvest)' 단계에서 취해야 할 조치들을 포 괄한 제안을 "처음으로, 정식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 전에 이미 들었던 얘기지만 2단계에서 취해야 할 조치, 그 다 음으로 취해야 할 조치 등을 구체적으로 북한에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으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에는 언급하지 않았다. 당국자는 북한의 회담 초기 이행조치와 상응조치의 균형 문제에 언급, "서로 줄 것과 받을 것간에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각자의 조치에 대해 상대방의 주관적 가 치에 균형이 있어야 한다"면서 "첫 단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의 기대치와 줄 수 있는 여력에 대해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오전 베이징 시내의 한 중국 음식점에서 있었던 북한측 당국자들과의 회동 에서 이 당국자는 "북한측이 비핵화 의지를 확실하게 보이면 얻고자 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이 기류를 놓치지 말고 회담에 나와 북한의 진심을 미국에 확인시켜 주라 고 말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북측 당국자와 1시간20분 동안 얘기한 후 미국측의 공식 제안에 대한 북한 반응을 속단하는 것은 무리지만 진지하게 검토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북 측에 미국의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으니 잘 생각해 비핵화조치를 취하라 고 권고했다"고 말했다. 당국자는 "핵보유국의 자격으로 6자회담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에 변화가 있었다 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그러나 핵보유국임 을 인정하느냐 아니냐는 중요치 않다"면서 "북한이 고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 다"고 덧붙였다. 6자회담의 재개 시기와 관련, "적어도 (달걀) 반숙은 돼야 재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하고, "미국측의 제안에 대해 북한이 1주일 내에 회답을 하지 않으면 연내 재개가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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