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의 세계화 전략이 중국의 '만리장성'에 막혀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저널은 29일자에 상하이발로 스타벅스가 13억 인구의 중국시장 확대를 위해 많은 어려움에 봉착해있다면서 중국의 차문화와 소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커피값이 그것들이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이와 관련해 그간의 해외시장 전략이 '스타벅스 커피맛에 길들이기'이던 것을 중국의 경우 이례적으로 '현지 입맛에 맞춘다'는 쪽으로 전환하는 경영상의 모험도 감수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중국인이 오랜 차문화에 젖어있는 관계로 드립 커피의 신선함에 큰 매력을 느끼지 않는 것을 깨는 일이 스타벅스로서는 큰 난관이라면서 최근에는 구매력을 갖춘 새로운 세대에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세대를 스타벅스측은 '작은 황제'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저널은 스타벅스가 중국인을 점포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해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데도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타벅스는 커피를 즐기는 중국인의 취향이 미국과는 다른 점 등을 감안해 중국 본토와 대만, 그리고 홍콩에 위치한 436개의 체인점 공간을 다른 아시아 점포들에 비해 넓게 하고 커피에 곁들여 서비스하는 간식류도 확대하는 등 현지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또 오전에 판매가 많은 미국에 비해 중국의 경우 오후에 판매가 집중되는 점도 판촉에 감안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금융에 대한 중국의 규제 때문에 선불카드 판매가 불가능하며 일부 오지의 경우 수질이 좋지 않아 커피맛을 제대로 내는 것이 어려운 점 등이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대 난관은 역시 차문화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차업계도 퓨전화로 스타벅스의 시장 확대를 견제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 예로 홍콩에서 처음 문을 연 퓨전 차 체인점 '리얼 브류드 티'의 경우 '차의 스타벅스'를 자칭하면서 체인점을 100개로 확대하는 등 빠르게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스타벅스의 경우 커피값이 비싼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한다면서 중국인의 평균 수입이 연간 3천800달러 가량인 상황에서 스타벅스 라테 그란데가 3.5달러인데 반해 리얼 브류드 티의 기본 제품은 1.75달러로 가격 경쟁력도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이 외국업체 진출에 대해 토종기업과 파트너십을 취하도록 규정한 것도 스타벅스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언급됐다.

스타벅스는 이 때문에 지난 1999년 베이징에 중국 1호점을 낸 이후 현지 파트너들에게 운용 재량권을 많이 부여했으나 이 때문에 체인점마다 간식 서비스 내용이 다르고 커피맛도 일정수준 이상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등 난관이 적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 체인점의 평균 매출이 다른 아시아 지역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낮았으나 그나마 중국의 인건비 등이 싼 관계로 어렵사리 유지해왔다고 저널은 전했다.

저널은 최근 들어 중국의 신세대가 드립 커피에 갈수록 맛을 들여 가정용 드립 기계를 사서 직접 커피를 만들어 먹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 스타벅스가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인의 입맛이 캐러멜 마키아토나 망코 플라프치노 등 단 음료 쪽에 맞는 점도 스타벅스의 중국화 전략에 시사하는 점이 많다고 저널은 강조했다.

저널은 스타벅스가 궁극적으로 해외에 2만개 이상의 체인점을 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미국을 제외한 최대 해외시장 잠재력을 가진 중국에서 영업을 확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면 중국 커피시장 확대를 가로막는 험준한 만리장성을 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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