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부터 4년여 동안 중국 외교를 지휘해온 리자오싱(李 肇星.66) 외교부장이 27일 퇴임하고 새 부장에 주미대사 출신인 미국통 양제츠(楊潔지<遞자에서 책받침 대신 대죽>.57) 부부장이 임명됐다.
또 쉬관화(徐冠華.66) 과학기술부장 후임에는 완강(萬鋼.55) 상하이 퉁지(同濟)대학 총장이, 왕수청(汪恕誠.66) 수리부장 후임에는 천레이(陳雷.53)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부주석이, 쑨원성(孫文盛.65) 국토자원부장 후임에는 쉬사오스(徐紹史.55) 국무원 판공청 부비서장이 각각 발탁됐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의 국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이날 오전 이같은 내용의 국무원 부장급 인사안을 표결로 승인했다면서 "중국의 부장급 관리는 통상 65세에 퇴임한다"고 덧붙여 리 부장 등의 퇴임이 이 나이를 넘었기 때문임을 시사했다.
신임 양 부장은 상하이 출신으로 1973년부터 1975년까지 영국 바스대학과 런던정경대학(LSE)에서 유학한 후 1975년 외교부 번역실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주로 주미 대사관에서 일해 온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주미 대사관 공사를 지낸 후 외교부장 조리(차관보급)를 거쳐 1998년부터 2001년까지 부부장으로 승진, 북미.대양주.중남미 지역을 관할했다.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주미대사를 역임한 후 2005년 3월 다시 부부장 가운데 서열 2위로 컴백, 중남미 지역과 홍콩.마카오.대만 업무를 맡아왔다.
중국은 리 부장에 이어 이번에도 미국통 인사를 외교수장에 임명함으로써 자국의 안정적인 경제.사회발전 지속, 민감한 대만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지지 확보 등을 위해 대미관계를 가장 중시하는 기존 외교방침의 유지를 시사했다.
'시인 부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퇴임 리 부장은 외교부 대변인 출신으로 주유엔 대사와 주미 대사, 부부장을 거쳐 2003년 3월부터 중국의 외교수장으로 일해왔으며, 자신의 재임기간에 일본 지도자들의 신사참배 문제로 냉각됐던 대일관계를 푸는데 외교력을 발휘했다.
한편 신임 완강 과학기술부장은 현재 중국치공당(致公黨) 중앙위원회 부주석 겸 전국정협 상무위원으로 중국 국무원의 유일한 비공산당원 부장이 됐다. 그는 자동차 엔지니어링 및 고체역학 전문가이기도 하다.
(베이징=연합뉴스) d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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