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웃음은 따뜻한 봄바람/ 춘풍을 만난 무궁화 동산/ 우리의 눈물이 떨어질 때마다/ 또 다시 소생하는 2천만/ 빛 나거라 3천리 무궁화 동산/ 잘 싸우라 2천만의 고려족" (2천만가)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던 1920~1930년대 일제 강점기 만주.연변 지역 독립군이 부른 노래인 독립군 시가(詩歌) 160여편이 책으로 묶여 29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날 부산민족작가회의 회원인 부산 동인고교 교사 황선열(43)씨는 만주벌판을 누비며 일제에 맞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독립군들의 시가 160여편을 국내에 최초로 소개한 `광야의 노래'(한국문화사刊)를 지난 15일 펴냈다고 밝혔다.
이 책에 실린 독립군 시가는 중공연변주위선전부가 1958년에 펴낸 '혁명의 노래-제1집'과 김한산.김희산 주편으로 1920년에 나온 '가곡선집', 필사본 '항일투쟁시기 노래집', 필사본 '연변 목단강 지역 구전 가요' 등을 모은 것이다.
이 책에는 '민족해방가', '반일가', '연길 감옥가' 등 민족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만주.연변 지역 독립군들의 투쟁의식이 드러나는 시가와 더불어 '고향 리별가', '고향의 설움' 등 조국과 고향을 잃고 당시 만주벌판에서 힘겹게 살아가던 독립군과 조선 민중들의 향수가 가득한 시가 등이 소개돼 있다.
황씨는 "일제 겅점기 무엇보다 강한 저항자세를 보여준 독립군 시가가 우리 문학사의 중요한 자산에도 구비문학이라는 문학적 한계와 우리의 무관심으로 말미암아 잊혀가고 있다"며 "독립군 시가가 우리 문학사에서 정당한 자리를 잡아 민족 정체성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997년 광복군 활동을 한 사람을 만나면서 독립군 시가를 연구하기 시작한 황씨는 2001년 국내와 중국 등에서 자료를 수집해 첫 독립군 시가 자료집 '님 찾아가는 길-독립군 시가 자료집'을 발간했으며 지난해에도 독립군 시가를 모아 해석한 책자 '일제 강점기 독립군 시가 연구'를 출간했다.
(부산=연합뉴스) 박성진 기자
sungjinpark@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