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과 이병규(33.주니치 드래곤스)가 나란히 2안타씩을 때리고 일본프로야구 시범경기를 마쳤다.
이승엽은 25일 도쿄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에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2안타로 경기를 끝냈다. 안타는 지난 19일 지바 롯데전 이후 4경기 만이다.
이병규는 나고야 돔에서 벌어진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전에서 중견수 겸 5번 타자로 나서 3타수2안타 1타점으로 방망이를 곧추 세웠다. 전날에 이어 2경기 연속 멀티 히트(2안타 이상).
2회 첫 타석에서 상대 우투수 오다케 칸으로부터 삼진으로 허무하게 돌아선 이승엽은 3회 회심의 중전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1-0으로 앞선 6회 1사에서는 바뀐 투수 자레드 페르난데스의 어정쩡한 포크볼을 잡아당겨 깨끗한 우전 안타를 생산했고 후속 아베 신노스케의 중전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그러나 7회 1사 만루에서는 좌투수 가와우치 다카야에게 다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줬고 돌아선 수비부터 오다지마 마사쿠니로 교체됐다. 니혼TV 카메라는 타격감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 이승엽의 모습을 자주 비췄다.
이승엽은 이로써 시범 경기를 타율 0.208(53타수11안타), 2홈런, 7타점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수술한 왼쪽 무릎이 여의치 않은 탓인지 주포 이승엽은 시범 경기에서 활발한 타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상대 팀이 볼배합과 코너워크로 더욱 치밀한 견제를 펼치는 바람에 이승엽은 시즌 개막을 닷새 앞둔 이날까지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리지 못해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느라 일찍 시즌을 시작했고 WBC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시즌 개막전부터 폭풍타를 몰아쳤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착실한 동계 훈련을 치르고 여유 있게 맞는 올 시즌은 지난해와는 정반대 양상으로 흐르고 있어 이승엽이 5일간 휴식을 통해 제 페이스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요미우리는 중심 타자였던 다카하시 요시노부를 톱타자로 내세우고 오가사와라-이승엽-루이스 곤살레스로 클린업트리오를 재편하면서 우승을 노리고 있는 터라 주포 이승엽이 성적의 열쇠를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톱타자가 유력시 되는 이병규는 시범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서서히 일본 야구에 적응, 정규 시즌에서 기대감을 높였다. 그는 18일 니혼햄전과 19일 야쿠르트전에서는 2경기 연속 적시타를 때렸고 이틀 연속 멀티 히트로 시범 경기를 마치는 등 일본 투수들의 볼 배합에 눈을 뜬 모습이다.
시범 경기 타율은 0.204(49타수10안타). 10안타 중 절반 이상이 시범 경기 후반에 나왔다.
이날 요코하마전에서는 1회 우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고 4-0으로 앞선 8회에는 중월 2루타로 2루 주자 후쿠도메 고스케를 불러들이며 시범 경기 4타점째를 올리기도 했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이 지난해 톱타자였던 아라키 마사히로를 9번으로 내리고 이병규를 1번타자, 이바타 히로가즈를 2번 타자로 기용하는 새로운 라인업을 짜면서 상하위 타선의 고리 구실을 해줘야 하는 이병규의 책무가 더욱 막중해졌다.
실전에서 경험을 쌓은 이병규가 상승세를 살려 30일부터 시작되는 정규 시즌에서 맹타로 '안타제조기'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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