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령장 전투 승리기념식에 동원된 볼썽사나운 참전용사
올해는 6.25 한국동란이 일어난지 60년이 되어 한국에 참전한 미국에서 조차 오바마 대통령이 기념식에 직접 참가할 만큼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가지 기념식이 열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김일성의 남침에 의해 낙동강 전선까지 밀렸던 국군이 1950년 7월 17일과 7월 20일 양일간 경상북도 상주군 화령장 인근 상곡리와 동관리에서 북괴인민군을 격파한 전투가 바로 화령장 전투이다.
화령장 전투에서 승전을 기념하여 9월 6일에는 승전기념 퍼레이드를 벌였다. 승전기념 퍼레이드에는 육군 50사단과 상주시가 주관하여 북천시민공원과 상주시 일원에서 6.25전쟁 '화령장전투' 전승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여기에는 당시 화령장 전투에 직접 참가했던 참전용사, 6.25전쟁 참전유공자회, 보훈단체, 일반시민, 학생 등 4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각종 시범, 공연, 전시, 체험행사, 시가행진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고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그러나 언론보도와 같이 현역 사단장과 상주시장은 장성급 무개차를 통해 화려한 퍼레이드를 벌인 반면에, 실제 60년전 전투에 참여하여 죽음의 고비를 넘긴 팔순의 참전용사들은 비를 맞으며 트럭을 타고 퍼레이드한 것으로 밝혀져 네티즌의 분노를 사고 있다.
전쟁도 구경 못한 현역을 위한 행사의 들러리로 전락한 참전용사
그간 우리나라 국방부의 주요한 문제점으로는 실전경험이 전혀 없는 현역들이 6.25 한국동란 참가 참전용사에 대한 보훈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2011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바와 같이 6.25 전쟁에서 청춘을 산화한 목숨 값이 5,000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져 국민들에게 허탈함을 줬다. 당시 국가보훈처가 물가 인상을 고려하여 당시 화폐로 산정했다는 친절한 공문앞에 국민들이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었는데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것 같다.
보훈업무의 기본은 젊음을 국가에 바친 호국 애국자들에게 그 보상을 충분히 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 임무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국방부와 보훈관계 부서는 그 기본을 잊어먹고, 실전경험도 없는 현역의 보직관리에 불과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많다. 즉, 현재 국방관련 현역들은 1950년 6.25 전쟁을 격어보지 않았으며, 1973년 철수한 월남전에도 참여하지 않은 순수한 연습만 경험한 군인들이라는 점에 문제가 있다.
전쟁을 경험하지 못하였으니 참전용사의 중요성에 대하여 알 리가 없다. 60년전 북괴의 침략에 맞서 청춘을 조국을 위해 바쳤는데, 지금은 살아남은자들의 들러리에 불과하게 만든 것은 예의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한국전 참전용사에 대하여 존경을 표현하는 미국을 배워라
한편, 우리나라의 참전용사에 대한 엉터리 보훈과는 달리 미국에서는 2013년 한국전 참전 용사에 대한 퍼레이드를 성대히 개최함으로써 우리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 국방부 산하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는 미국 국민들에게 한국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동시에 한국전 참전용사들에게도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2013년 1월 1일 미국 최대 퍼레이드인 “제124회 로즈 퍼레이드”에 장미와 카네이션 각각 1만송이로 꾸민 길이 16.8m, 높이 6.1m의 대형 꽃차에 참전용사가 탑승하여 퍼레이드를 진행하였다.
이 행사에 참가한 한국전 참전용사용 차량은 워싱턴DC의 국립 한국전쟁 기념비에 서 있는 한국전쟁 참전병사들의 동상을 형상하였고 “자유는 거저 주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표어를 게시하면서 행진하였다. 80이 넘은 참전용사들을 불썽사납게 만든 우리나라의 행사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서 “자유를 위해 이름 모를 나라에 가서 싸운 미국인”을 기억하려는 모습은 본받아야 한다.
한편, 6.25 전쟁 발발 60년이 되는 2013년에는 많은 행사가 계획되어 있다. 특히 다가오는 국군의 날에는 과거에 비해 큰 행사로 진행한다는 발표가 있었다. 이번 행사는 살아있는 현역군인을 위한 행사가 아닌 참전용사에 대한 정당한 대우와 보훈이 보다 필요할 시점이다.
로즈 퍼레이드 기획 동영상(미국 한국전쟁 60주년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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