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안보정상회의가 오는 26~27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는 세계 53개국과 UN 등 5개 국제기구를 비롯해 1만 여명이 참가한다고 한다. 그러나 핵안보정상회의를 대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세를 보면 답답함을 금할 수 없다.
서울시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련된 ‘서울홍보 기자회견’을 시장 불참으로 결정하고 회의 일정이 시작되기 전날 마련된 ‘미디어센터 내외신 대상 홍보’를 김상범 행정1부시장이 맡는다고 했다.
세계 각국 언론인 1400여명이 참석하는 이번 정상회의야말로 서울시를 홍보할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의 행보에 발맞추어 서울시 홍보를 거절한 것에 대해 인터넷과 많은 언론 등에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 핵안보정상회의는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자는 것
이번 핵안보정상회의는 핵테러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핵물질의 불법거래 방지, 핵물질과 원자력발전소 등 핵 관련 시설의 방호방안이 주로 논의되는 장이다.
그러나 현재 야권과 일부 종북단체들은 이번 정상회의가 ‘원자력(핵)발전소를 더 짓겠다’는 회의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민주통합당은 지난 달 15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반대하는 ‘핵안보정상회의 대항행동’에 참여한 바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19일 오전 KBS라디오 등을 통해 방송된 제86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핵안보정상회의는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어, 인류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의 끊임없는 핵 위협 속에서도, 확고하고 일관된 핵 비확산 원칙을 지켜왔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모범국가의 하나”라며 “이런 점이 국제사회에서 크게 인정받아 이번 회의를 개최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핵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북한은 이미 두 차례나 핵실험을 하고 2002년 핵무기의 원료가 될 수 있는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같은 북한에 대해, 한마디 말도 못하고 야당과 함께 ‘핵무기 확산 방지와 핵테러 대응’을 논의하자는 회의에 ‘반대하겠다’는 취지의 행보는 과연 어느 나라를 위한 행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박원순 시장이 말하는 ‘행정낭비’는 단지 ‘기회낭비’일 뿐
박 시장은 ‘외신기자들 대부분이 26일 오전 내한하기 때문에 25일 브리핑 룸을 찾는 것은 홍보효과가 없다’며 행정낭비라고 주장한다. 과연 박 시장의 삼성동 방문이 그렇게 귀하고 높은 비용을 치러야 하는 일인지 되묻고 싶다.
평상시에 서울시가 세계 언론인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미국 등 50여 개국과 유엔, 유럽연합(EU) 등이 참석하는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리기 때문에 이렇게 모일수 있는 것이다. 서울시로선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런 기회를 잡지 못하고 차버리는 행위가 진정 행정낭비가 아니고 무엇이 행정낭비일까?
서울시장은 특정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일을 처리하여도 안 된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에는 참석할지 말지 고민할 문제가 아니다.
박 시장이 고민하고 있다는 소위 ‘돌고래 해방 쇼’에 절반만이라도 핵문제나 서울시의 행정에 관심을 갖는다면 이번 ‘서울홍보 기자회견’에 ‘불참’이라는 결정은 내리지 말아야 한다.
눈치만보고 ‘돌고래’ 문제에나 신경을 쓰는 서울시장이라면 1천만 서울시민들을 대표하는 서울시장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특히 종북세력들처럼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서 ‘북한의 자주권’이라며 옹호한다면 핵무기를 보유하고 그것을 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핵안보’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우리에게 절실하고 항시 위험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와 함께 핵안보에 대한 의견을 모으고 힘을 합치는데 앞장서야 할 나라가 바로 우리이다.
환경도 중요하고 자연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핵무기는 더욱더 중요하다. 일본의 사태를 보지 않았는가? 안전한 관리와 보호가 되지 않으면 핵은 우리에게 큰 재앙으로 다가 올수도 있음을 우리는 보지 않았는가? 핵이 잘 못 사용되면 박원순 시장이 고민하는 ‘돌고래 쇼’도 없고 인간도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서울시장은 국가를 생각하고 나아가 세계의 핵안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행동하기를 바란다. 서울시정을 단지 돌고래의 IQ로 처리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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