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손은수 기자) 평생 후학을 양성했던 이효복 전 조선대 공대 교수가 강진에 첫 사립미술관을 개관해 화단(畵壇)의 화제를 낳고 있다.
강진군 성전면 월남리에 1층, 190㎡ 규모의 실내 전시장과 4,051㎡의 야외전시장을 갖춘 학명미술관은 전라남도 16호 1종 미술관으로 지난 24일 문을 열고, 서예가인 부인 양희영씨가 관장을 맡는다.
수려한 월출산 경관과 녹차 밭을 배경으로 터를 잡은 학명미술관은 국보급 보물의 보고인 천년고찰 무위사와 월남사지 3층 석탑, 한국 제다의 선구자 이한영 선생의 생가와 어우러져 문화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복, 양희영 부부가 이 곳에 미술관을 개관하는 데는 특별한 사연이 있다. 유년시절 월남리 일대에 가장 큰 규모의 사랑채를 갖고 있던 이 전교수 집에 시인 묵객들이 많이 드나들면서 글씨나 한국화 등 200여 점을 소장하게 됐으나 보관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미술관을 열게 된 것.
이에 학명미술관은 신라 말부터 면면히 이어온 세계 최고의 청자골 강진의 전통적인 고대미(古代美)와 현대미(現代美)를 접목, 미적 재창조의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현대미술 소개 이외에도 전통 차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활용해 현대인들이 차를 통해 심신이 안정될 수 있도록 차 문화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어서 전통문화의 소중함까지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7월 21일까지 신진 청년작가 16명이 참여한 아(芽) 될성부른 전(展)이라는 주제로 개관 초대전을 마련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개관 초대전에는 전남대, 조선대, 호남대, 광주대, 목포대, 원광대 등 대학에서 추천받은 16명의 유망한 젊은 작가들이 개성 넘치는 작품 총 32점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학명미술관은 지역 유망 작가 발굴 및 문화 소외지대 학생들을 위한 미술 교육에도 힘쓸 계획이다.
이효복 설립자는 “40여년에 걸쳐 우리 부부가 수집한 소중한 미술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기쁘다며, 미술관이 천년의 신비 고려청자와 다산 정약용 선생의 목민정신, 영랑 김윤식 선생의 시혼을 간직한 강진 문화예술의 정신을 잇는데 작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황주홍 군수는 “강진에 첫 사립 미술관이 개관된 것은 경사가 아닐 수 없다”며 “좋은 뜻과 거룩한 취지로 마련한 첫 전시가 성공적으로 마치길 바라고, 앞으로 학명 미술관이 군민들의 소중한 문화체험의 장으로 역할을 해 줄 것”을 부탁했다.
한편 1종 미술관이라 함은 100점 이상의 소장품을 확보해야 하며, 100㎡ 이상의 전시실 또는 2000㎡ 이상의 야외전시장, 수장고, 사무실 또는 연구실, 자료실ㆍ도서실ㆍ강당 중 1개 시설, 화재ㆍ도난방지시설, 온ㆍ습도조절장치를 갖춰진 곳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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