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타려면 7-8척 건너뛰기..사고위험 상존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어쩌다 한 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프로야구 SK와이번스의 인천 홈경기때마다 응원 삼아 야구장에 울려퍼지는 가요 `연안부두'.
그러나 가사 첫머리처럼 `어쩌다 한 번 오지' 않고 자주 오는 배들이 넘쳐나면서 인천 연안부두가 몸살을 앓고 있다.
30일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인천 연안부두에는 접안시설로 공사 소유의 6개 잔교, 수협중앙회 소유의 1개 잔교 등 모두 7개 잔교가 있다.
잔교란 바다를 향해 육지에서 직각으로 뻗어나온 구조물로 배를 양측에 접안시킬 수 있는 시설물이다.
연안부두 1개 잔교의 크기는 대체로 길이 90m, 폭 14m 규모인데 여객선, 예선, 급수선, 유선(遊船) 등 무려 300여척이 7개 잔교를 이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객선 전용잔교인 3, 4 잔교를 제외하고는 1잔교당 50∼60여척의 선박들이 다닥다닥 접안해 있어 콩나물 시루를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혼잡을 보이고 있다.
잔교시설은 모자라고 선박은 넘치다 보니 잔교를 기준으로 배 10여척이 서로의 옆면을 붙여 접안하는 등 보기에도 위태로운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ㄷ' 자 형태의 인천 연안부두는 통항 구간과 선회 구간이 협소한 탓에 1983년 현재의 잔교시설 건설 후 추가 접안시설 확충이 이뤄지지 않은 데다 최근 들어 신규면허를 받은 유선이 늘어나면서 혼잡을 더해가고 있다..
이처럼 부두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선박 입.출항이나 승객들의 승.하선 때 사고의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다.
어린이나 노인들도 많이 이용하는 유선의 경우 잔교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배를 타려면 7∼8척의 배를 건너 뛰어야만 한다.
승객들은 출렁거리는 배 위에서 간신히 몸의 중심을 유지하며 여러 척의 배들을 건너 자신이 타려는 유선에 승선하고 있지만 자칫 바다에라도 빠진다면 생명이 위험한 상황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또 30여척에 이르는 유선은 매일 오전 5∼6시 낚시가 잘되는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출항했다가 일몰 전인 오후 6시께 일제히 입항하기 때문에 입.출항 때면 서로의 선박을 피해가며 곡예운항을 하기 일쑤다.
지난 23일에는 유선 2척이 여객선 접안장소에 접안한 채 자리를 비켜주지 않아 여객선 승객들이 예정보다 2시간 가량 늦게 하선하는 일도 있었다.
인천항만공사 관계자는 "잔교는 부두와 달리 적정 수용 규모를 산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 현재 인천 연안부두의 경우 포화상태라는 점은 인정한다"며 "3, 4잔교의 시설을 보강, 잔교 길이를 30m 가량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선박 운항에 지장을 줄 수 있어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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