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委, 방콕지역 판매점 첫 조사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 저작권위원회는 23일 태국 방콕의 한국 저작물 불법유통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저작권위가 호주의 한국학 전략연구소 카렉(KAREC)에 위탁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태국 방콕 시내의 한국 문화콘텐츠 유통실태를 조사한 결과, 오프라인 유통의 경우 시내 주요 판매점 309곳 가운데 229곳이 한국 영화나 드라마 VCD(비디오 CD)와 DVD, 음반 CD 등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중 정품 판매점은 49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180곳은 불법 복제물을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웹사이트를 통한 온라인 유통의 경우 하드카피(Hard Copy) 판매, 파일 다운로드 판매, P2P 등 유통형태별로 선정한 상위 10대 문화콘텐츠 거래 사이트 30곳을 조사한 결과, 한국 저작물을 불법으로 취급하는 사이트가 21곳에 달했다.
이 조사에서 한국 방송드라마 불법 복제물을 판매한 155곳 소매점에는 모두 1만5천748편의 드라마 상품이 있어서 소매점당 평균 230.9편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한국 방송드라마 불법 복제물을 가장 많이 보유한 소매점은 시장과 가판그룹으로 분류되는 반모르(Banmor) 지역이었다. 이 지역의 26개 소매점에서는 모두 3천243편의 불법 저작물을 보유하고 있었다.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 그룹으로 분류되는 판팁 플라자(Pantip Plaza)에도 16개 소매점에서 2천963편의 한국 드라마 불법 복제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드라마 상품의 가격은 불법 VCD의 경우 정품의 30-55%, 불법 DVD의 경우 40-45% 가격으로 유통됐다.
일반 소매점과 웹사이트에서 유통된 한국 드라마 상품은 모두 157편으로, 방송사별로는 MBC가 62편, SBS가 57편, KBS가 35편, 기타 3편 등이었다.
저작권위원회 관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 저작물의 유통실태를 현지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태국은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의 방송 드라마와 영화 수입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저작권 보호 관리는 한류 등 우리 문화콘텐츠의 해외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태국의 경우 불법 저작물 제작과 유통에 현지 범죄조직이 개입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ckch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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