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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혼을 터부시하는 종교적 분위기와 이혼 후 생계문제 등을 이유로 불행한 결혼 생활을 견뎌온 인도 여성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이혼을 선택하고 있다.

인도 수도 델리에 살고있는 직장인 헤나(42) 씨는 최근 11년간의 결혼 생활을 과감하게 청산하고 친정 집 1층에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몄다.

그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아온 것은 물론 남편과 사이에 두 아이를 낳아 기르며 결혼과 직장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성공한 여성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마냥 행복해 보이던 헤나 씨의 일상 이면에는 상습적인 남편의 폭력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이런 상황에도 폭력에도 불구하고 침묵으로 가정을 지켜온 헤나는 그러나 남편의 폭력이 아이들에게까지 미치자 과감하게 이혼을 결정한 뒤 '싱글 맘(Single mom)'으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이처럼 가정주부가 아이들을 데리고 남편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인도 사회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이혼을 터부시하는 사회 분위기는 물론이려니와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한 제약이 큰 인도 사회에서 이혼한 여성이 짊어져야 할 생계의 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발전과 함께 여성 경제 활동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고 이혼에 관대한 서구적 결혼관이 확산되면서 헤나 씨처럼 당당한 이혼을 택하는 여성들이 늘고 있다.

물론 친정집에서 제공한 집에서 살고 있는 헤나 씨처럼 친정 부모가 일부 경제적 지원을 해 줄 경우 독립은 더욱 쉬워진다.

그는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이혼을 결심한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인 자립"이라며 "부모님 세대의 경우 여성이 경제적 독립을 한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었을 뿐더러 이혼 자체를 부끄러운 일로 여겼었다"고 말했다.

인도 전체의 이혼율 추이를 나타내는 공식 통계는 없지만 최근 경제성장과 함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혼 사례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이 남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이혼 소송을 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호사인 K.K. 파텔은 "최근에는 젊은 부부들, 특히 그 중에서도 여성이 이혼 소송을 내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상담 단체인 여성보호연맹(WPL)의 반다나 샤르마 대표는 "일하는 여성이 늘고 여성의 경제적 자립도가 높아지면서 점차 가족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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