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서 주인공 내면의 힘 보여줄 것"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 "한국에서 언젠가 좋은 뮤지컬 작품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제 때가 온 거지요."
1997년부터 일본의 대형극단 시키(四季)에서 10여년 간 활동했던 배우 김지현(35)씨가 11년 만에 한국 무대에 선다.
7월11일부터 8월30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시카고'는 고국 무대에 대해 간직해 온 김씨의 소망을 이루는 작품이다.
22일 밤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시키를 그만둔 이유를 묻자 "때가 돼서 그만둔 것 아니겠느냐"고 에둘러 말했다.
극단 시키의 한국인 배우 1호인 그는 그간 '캣츠'의 '그리자벨라' 역으로 700회 출연했고, '라이온 킹'의 '라피키' 역으로 800회 공연했다.
김씨가 '시카고'에 출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명성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의 제안으로 한국 관객들과 만나기로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시카고'는 1920년대 재즈 선율과 갱 문화가 발달한 시카고를 배경으로 관능적 유혹과 살인 등을 소재로 삼은 작품이다.
김씨는 "처음에는 이번 작품 출연을 두고 스스로 갈등도 했지만 '벨마'라는 매력적 배역에 마음이 이끌렸다"고 털어놓았다.
"벨마의 대사 중에 '품위'에 대해 말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걸 보면 그녀는 나름대로의 주관을 갖고 있는 사람임을 알 수 있어요. 벨마의 분위기 자체가 그렇답니다. 자신만의 내면세계가 있고, 그것으로 인해 자신만의 힘을 갖고 있지요."
김씨는 '벨마'라는 캐릭터를 자신과 잘 조화시키면 극중 인물이 자연스럽게 표현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가 '벨마' 역에 번갈아 나올 예정이어서 두 여배우가 어떤 색깔을 보여줄지도 관심거리다.
김씨는 작품도 매력적이지만 외국에서 활동하는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준 것도 고맙다고 말했다.
김씨는 앞으로 뮤지컬 '아이다'에도 출연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박명성 대표는 "아직 미정이지만 '아이다'를 꼭 김지현 씨와 함께 공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활동계획을 묻는 질문에 김씨는 "저의 주된 무대는 일본이지만 한국에서 좋은 작품으로 초청해주면 고국 무대에 자주 설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고 답했다.
극단 시키를 그만뒤 지난 한 해 동안 일본에서 세 차례의 콘서트를 연 김씨는 한국 배우를 일본에 소개하는 역할도 맡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j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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